이번 학부 총학생회 선거는 다이내믹의 연속이었다. 총 두 팀의 후보가 나와 경선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선거 하루 전날인 23일 밤 11시경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기호 2번 ‘함께바꿈’ 선본에게 총 3회 경고 누적으로 자격 박탈을 통보하였다. 이후 기호 2번 선본 측이 문제를 제기하자, 선관위는 24일 새벽 1시경에 세 번째 경고를 철회하였으나, “23일 24:00 이내 선전물 미철거”를 이유로 주의를 줘, 총 3회 경고 누적으로 다시 자격을 박탈했다. 기호 2번 정후보와 부후보는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에서 가장 중립을 지켜야할 학교 본부와 중선관위가 편파적인 입장을 취하며 부당하게 총학생회 후보자격을 박탈”하였다고 주장하며, 투표거부운동을 진행했다.

실제로 선관위가 불공정하게 선거를 진행했는지 여부는 ‘사실확인’의 압박을 받는 이 지면에서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선거에 의혹을 제기하는 대자보가 학교 곳곳에 부착되고 총학생회 페이스북에 항의하는 댓글이 쇄도하는 상황에서 선관위가 “모든 중앙인 여러분은 기호 2번의 我田引水(아전인수)격 해석에 선동당하지 마시고, 선거에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투표 마감일이었던 25일, 총학생회 투표율은 48.81%였으나, 선관위는 투표를 다음 날 오후 6시까지 연장하겠다고 통보했고, 26일 오후 1시를 기준으로 투표율은 50%를 넘겼다.

정말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투표거부운동이 일어나던 중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개표 결과는 찬성이 우세하리라던 생각이 빗나간 것이다. 투표율 54.21%, 찬성 48.68%, 반대 39.58%, 기권 11.74%로 선거는 무산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보며 생각했다. 이 학교는 이런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가르치는구나. 많은 학생들이 ‘총학생회 선거 시행세칙’을 읽어 선관위에게 세칙을 지키지 않은 부분을 따져 묻고, 선관위가 게시한 해명 글의 오류를 지적하고, 결국은 선거를 (어느 방향이든) 무산시키면서, 민주주의를 배우고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기보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이다. 공정하지 못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선거는, 그것이 의혹일지라도 민주주의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다. 그 의혹을 해명하고 판결하는 권한이 의혹의 당사자에게 주어졌을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소중한 결과를 잘 이어나가길 바라며, 이 학습장의 동학(同學)으로서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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