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백서: ③ 도서관 200% 활용하기

생활백서: ③ 도서관 200% 활용하기

도서관 장서 구성은 연구자의 몫

 

도서관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움베르트 에코는 <논문 잘 쓰는 방법>에서 자신의 수중에 많은 책을 살 돈이 없거나, 그 책을 모두 한 자리에 올려둘 큰 책상이 없다면, 당장 도서관으로 달려가라고 했다. 그것이 당신이 논문을 쓰기 위해 첫 번째 할 일이라고.

세 명의 사서
에코는 그의 책에서 독서카드를 손으로 쓰는 방법을 설명했다. 하지만 본교 도서관에서 한 달에 두세 번씩 열고 있는 학술 데이터 ‘이용 교육’을 찾는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세 명의 전문 사서로부터 먼저 컴퓨터로 많은 자료를 정리하고, 꺼내 사용하는 방법부터 배우게 될 것이다. 본교 학술정보원은 매달 여러 개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해서, 도서관 이용을 비롯해 컴퓨터 상에서 하는 서지정리 시스템인 엔드노트(End Note)와 레퍼런스 데이터베이스(Ref Works) 사용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기초와 심화반이 있으며, 이후 국내를 비롯해 국외 논문이나 책을 찾을 수 있는 ‘학술데이터베이스’ 교육까지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사서들은 정기적인 프로그램 외에도 비정기적으로 원우들이 10명 이상 모이면 언제든 특강도 가능하다는 정보를 귀띔했다.

학생당 도서자료 구입비
학교마다 특성이나 학풍에 따라서 독특한 공간을 구성할 수 있다. 독일의 바르부르크 도서관은 유대인 금융 명문가 출신인 아비 바르부르크가 상속을 포기한 대신 동생에게 자신이 원하는 책을 모두 사 줄 것을 협상해 만든 서재로, 유서 깊은 예술 도서관이다. 그리고 미국의 인디애나대 역시 인문, 사회과학, 예술 분야를 특화해서 지역 전체를 대표하는 학교로 자리 잡았으며, 특히 이곳 도서관이 보유한 많은 음악 전문 서적, 인문학 서적, 그리고 방대한 미디어 자료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힌다. ‘특화된 도서관’ ‘지역을 대표하는 도서관’을 만드는 것, 과연 우리가 이룰 수 있을까?
도서관 혜택 중 ‘희망도서신청’이 있다. 학생 일 인당 일 년에 신청할 수 있는 금액 한도(대학원생 80만 원, 학부생 50만 원, 휴학생 30만 원) 내에서 책을 마음껏 신청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에 연구자들의 성향에 따른 책이 도서관 장서로 쌓이게 된다. 학술정보원 홍성우 팀원은 “학생들이 희망도서신청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본교의 장서를 전문적인 도서들로 잘 채워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영역별로 전문 사서가 있지만, 사서들이 도서를 선정하는 데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신청하면 국내 도서는 3-4주, 국외도서는 3개월 정도 시간이 걸린다). 지금 장서 역시 1949년 ‘중앙도서관’에서부터 쌓아온 책들로, 본교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도’, 장서 현황과 도서관 MOU!
본교 서울 중앙도서관에는 총 1,331,470권의 도서가 있다. 이 중 국내 도서는 981,099권, 국외 도서는 350,371권이다. 분야별로 사회과학 25.3%, 기술과학 16.3%, 문학 13.4%, 순수과학 6.4%, 역사 5.6%, 예술 5.1%, 그 외 철학, 언어, 종교 순으로 채워져 있다. 서울 캠퍼스와 안성 캠퍼스의 학과 분포 특성상 서울 중앙도서관에는 인문계 서적이, 안성 중앙도서관에는 예술 서적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또한, e-Book을 포함해 국내외 학술 논문 등 학술데이터도 도서관 로그인을 통해 열람할 수 있는데, 이용하는 방법은 학술정보원에서 여는 교육에서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안성캠퍼스 자료나 타대학 도서 자료를 신청하는 ‘상호대차 서비스’와 ‘타대학 이용의뢰’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학교에 없는 책을 일주일 내 받아볼 수 있다거나, 당일에 집근처 대학의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의뢰서도 발급된다. 대출이나 열람실 사용은 어렵지만 도서를 꺼내 보는 것은 가능하다. 열악한 교육환경에서도 잠자고 있는 책들을 깨운다면, 분명 우리는 석학이 될 수 있을 터이다.

연구자라면
지난달 20일,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본교는 8위를 차지했다. 10위 안에 들었다고 안도할 일도, 5위 권 내에 없다고 낙담할 일도 아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웹 사이트에 들어가 본교 종합 지수를 살펴보면, ‘교수연구’ 4위, ‘학생교육 노력 및 성과’ 9위, ‘교육여건’ 34위, ‘평판도’ 9위를 종합해 8위 성적을 거둔 것임을 볼 수 있다. 교육여건의 세부지표를 더 살펴보자.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 38위, ‘학생당 도서자료 구입비’ 40위 밖(40위권 밖은 순위를 매기지도 않는다).
출판계는 주로 ‘돈 되는 책’을 중심으로 재인쇄를 늘려간다고 한다. 오늘 세상에 나온다 한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책들. 우리가 함께 장서를 만들어 가지 않으면, 본교 도서관은 앞으로 어떤 책으로 차게 될까. 일단 도서관 홈페이지로 가서 ‘희망도서’부터 클릭.

정우정 편집위원 | jeongw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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