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공간]을 바란다

연구공간을 진정 바란다

 

  대학원의 연구공간이란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거늘, 나는 이곳에서 수많은 책을 이고 열람실을 전전해야 하는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타 학교 대학원에 진학한 친구와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공계열 중심의 랩실 체제가 아닌 인문계열에서도 학과연구실과 자기만의 연구공간이 있었다. 타학교 철학과에 다니는 친구는 선배들의 논문이 켜켜이 쌓인 24시간 개방된 연구실에서 동료 원우들과 논문주제를 이야기하며 연구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64. 박사지정석 38석에 석사지정석 26석을 합친 숫자. 일부 지정석인 학위논문 연구실 34석을 모두 합쳐도 채 100석이 안 된다. 학교 지정열람석은 수천 명의 대학원 재학생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이며, 이것을 알고도 대안을 생각하지 않는 총학생회나 학교는 ‘연구공간’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학교가 맨날 비교하는 소위 상위권 대학의 경우도 대학원생을 위한 학과 연구실 혹은 24시간 열람실이 있다. 중앙대는 매번 연구중심대학을 외치면서 정작 대학원생에게는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은 왜 안 주는가? 안전문제를 따진다 할지라도 분명 대학원 1층 제1, 2열람실의 경우 24시간 개방을 한다. 그럼 왜 다른 열람실, 특히 제3, 4열람실 지정석의 경우는 허용하지 않는 것일까?
이를 건의하려고 대학원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이미 이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1학기 때 총학생회에서 열람실 관련해서 설문조사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1학기때 진행한 설문조사가 9월에 올라온 것도 문제지만, 설문조사에 불만족이 높은 결과가 나왔음에도 움직이지 않는 원총의 태도가 더 문제이다. 의견을 수렴하는 기구인 총학생회의 “열람실 이용 기간과 시간에 대해서는 조율하고 있는 부분입니다”라는 답변은 허울 좋은 말일 뿐, 무책임한 태도라고 느껴진다. 원총 임기는 1년밖에 안 되는데 언제 진행하겠다는 것인지. 연구공간에 대한 문제는 2015년 뿐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기 때문이다.

  ‘창호 교체’와 ‘컴퓨터 교체’가 중요하다고 해도, 그것들은 연구에 있어 부수적인 부분 아닌가. 정작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인 ‘연구공간’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컴퓨터와 창호를 교체했고 학교 행사를 진행했으니 원총의 공약 추진상황은 실행완료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연구실을 24시간 개방하라는 문제제기 자체가 대학원에 연구공간이 부족함을 의미하는 것임을 왜 모르는가. 이러한 학생의 의견을 대학원에 전달하는 것이 총학생회의 역할이자 가장 중요한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안 된다고 지시하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는 소위 학생들의 대표라는 원총의 존재자체를 스스로 희미하게 만들고 있음을 아는지.

 내가 바라는 건 연구할 수 있는 공간, 단 하나 뿐이다. 학교가 열심히 따라가고 싶어 하는 연구중심대학, 나도 하고 싶다. 그러니 제발, 진정한 연구공간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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