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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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연구실]학교 교육의 보편화고선 / 경제학부 교수
황나리 편집위원  |  hikal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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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호]
승인 2015.10.06  22: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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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연구실]

학교 교육의 보편화

고선 / 경제학부 교수

 

   
 

 대학원에 갓 들어왔을 즈음이었다. 아이들이 언제부터 모두 학교에 가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여러 사람을 한데 모아 가르치는 제도로서의 학교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 우수한 교육제도와 높은 교육수준은 경제성장의 밑거름이다. 학교 교육의 성과는 개인에게 보다 윤택한 삶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모든 아이들이 학교에 가게 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다른 나라는 어땠을까? 경제이론으로 이러한 역사를 설명할 수 있을까? 이론으로 세운 가설을 자료로 검정해 볼 수 있을까?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미국에 건너가 공부했다. 미국의 공립 초등학교는 초기 정착지 시절부터 세워졌지만, 19세기가 되어서야 우선 북동부 지역에서 백인 아이들이나마 모두 학교를 가게 되었다. 지역 간 편차가 컸고 인종 간 차별이 있었지만 미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앞선 편이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다. 지역사회는 스스로 세금을 걷어 학교를 세울 권한이 있었고, 소득수준이 다른 나라보다 높았고, 남녀 간에 차별이 덜해 여성 교사의 공급이 많았다. 특히, 지역사회의 자율권은 민주주의의 이른 성숙 속에서 빛났다. 재산이나 소득과 무관하게 모든 성인 남자들이 한 표씩 던질 수 있는 동네에서는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립학교가 더 잘 세워졌다.

  사실 돈이 늘 문제였다. 여러 위대한 사상가들은 오래전부터 학교 교육의 이상과 가치를 설파했다. 하지만, 세금으로 모두를 위한 학교를 세우고 운영하는 일은 손쉽지 않았다. 세금이 충분치 않을 때는 공립학교조차 수업료를 거뒀고, 가난한 집 아이들은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 19세기 미국에서는 공립학교 수업료가 폐지되며 누구나 다 학교에 가게 되었다. 사람들의 소득이 늘어나고 불평등이 심화되자 무상교육에 대한 합의가 지역별로 이뤄졌다. 의무교육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에 간 이후에야 법으로 정해졌다.

 귀국 후 처음에는 정책연구기관에서 일했다. 여기서는 당면한 정책과제를 주로 연구했다. 우리나라의 교육재정에 노령화가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고, 학교 교육과 부동산 시장의 관계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몇 해 뒤 학교로 옮겼다. 경제사 연구로 돌아가,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도 살펴보기 시작했다. 공립 초등학교 제도는 식민지기에 도입됐지만 발전이 더뎠고, 보편적인 무상 초등교육은 1950년대 후반에서야 실현되었다. 역시 재정이 문제였다. 식민지 정부는 조선인 아동의 교육을 위해 충분한 재정을 지원하지 않았다. 재정부담이 지역의 세부담으로 전가되자, 세금을 내는 부유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수업료를 내야 했고, 초등학교 입학을 위한 선발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학교 교육 이외의 주제에도 관심이 생겼다. 얼마 전부터는 센서스 미시자료를 이용해 우리나라 여성의 혼인과 출산이 어떻게 변천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특히 식민지기 강제동원과 징용이 이후 세대에까지 미친 영향에 주목하여 연구 중이다.

   
 

 그동안 벌여온 연구들을 요즈음에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몇 년째 여러 문서고에서 19세기 미국의 초등교육 재정 자료를 수집해 전산화하는 중이다. 우리나라의 장기 역사통계 DB를 구축하는 사업에도 참여하여 교육통계를 정비하고 있다. 대학원생들과는 우리나라의 교육과 조세정책에서 당면한 여러 과제들을 실증 분석하는 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보다 길게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대해 탐구해 보려고 한다. 미국에서 여성의 참정권이 보장되면서 학교 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우리나라에서 여성에 대한 교육차별은 언제 어떻게 사라졌을까? 초등교육이 역사 속에서 경제성장에 기여한 효과를 보다 잘 식별해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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