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생자치 톺아보기 - ①계열학생회]

  원우 여러분은 ‘계열대표’라는 단어에 익숙하신지. 일 년에 단 한 번, 계열대표 선거 시즌에만 대자보를 통해 만나시는지. 아니면 과대표를 경유해, 혹은 직접, 계열대표와 일상적으로 의사소통하고 계시는지. 15년 상반기 특별기획 <원생자치 톺아보기>는 대학원의 원생자치를 살펴보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우리에게 남은 것은 정치’뿐이라면, 그 정치를 가능하게 할 민주적인 절차와 제도를 수시로 정비하고 날카롭게 벼려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점검의 출발점으로 계열대표를 선정했다. 그들은 민주적인 학생자치의 교량(橋梁)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는 동시에, 그 책임들이 손쉽게 잊히는 조건 속에 놓여 있다.

  계열학생회를 두는 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는 본교가 거의 유일하며 고려대, 서강대, 경희대 등의 학교는 총학생회의 구성이 회장단과 소속 집행국을 중심으로 짜여 진다. 계열학생회는 학생자치에 대한 원생들의 무관심 증대로 총학생회 중심의 중앙집중적인 정치 구조가 달성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원생자치를 강화할 목적으로 마련된 제도다. 계열별 특수성을 반영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원총과 원생 사이의 일상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오늘의 계열학생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계열학생회는 인문, 사회, 자연, 공학, 예술, 의학계열 등 총 6개로 이루어진다. 총학생회 회칙에 따르면 “계열대표는 각 계열에 소속된 회원을 대표하여 계열학생회의 업무를 총괄하며, 또한 총학생회를 유지·발전시킬 의무를 가진다”(제6절 제30조). 즉 이들은 선거를 통해서 당선되는 만큼 소속 원생들의 입장을 대표하고, 계열학생회 사업을 진행할 직접적인 책임을 가진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의 구성원으로서 과 대표자 회의에서 수렴한 의견을 상위기구인 중운위에서 발의할 책임이 있다. ‘과 학생회-계열대표-중운위’로 이어지는 현 대학원 소통구조에서, 계열대표에게는 원우와 총학생회를 잇는 징검다리로서의 역할이 요구된다.

  그런데 계열대표가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는 문제제기가 15년 상반기 감사에서 나왔다. 6월 30일(화)에 진행된 1차 감사에서는 대체로 계열대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근본적인 비판이 제기됐다. 진행되지 않은 세미나에 지원금이 집행되었다는 점이 드러나자, 이준석 감사위원장(행정학과 박사과정)은 “학술지원금을 집행하고 관리하는 것이 계열대표의 역할인데, 이조차 투명하게 관리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회계열의 경우 과 대표자 회의의 저조한 참석률, 계열 사업이 상반기에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문제가 되었다. 원총 홈페이지에 게시된 2차 감사평에서도 이준석 감사위원장은 “1차 감사 결과 계열 감사집에서 서류상의 오류가 많이 발견되었으며 이러한 사항은 2차 감사에서도 크게 수정되지 않”았다고 평했다.

  원총과 원생들 사이의 일상적 의사소통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존재하는 계열학생회는, 소통 채널의 다양화와 계열별 사업의 특화를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소통의 동맥경화라고 불릴 만한 불통이 계열학생회에 팽배하고, 상반기에 주목할 만한 계열별 사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이 목적이 쉬이 잊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계열대표에게 있겠지만, 계열대표 일인의 노력으로 소통이 달성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기억해야 한다. 다음 호에서는 과 대표 및 원생들을 중심으로 원생자치의 문제를 살펴보겠다.

전영은 편집위원|na67301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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