릉간우 / 전자전기공학과 석사과정

 
원우논문:  『Microfluidically Tunable Paper-Based Inkjet-Printed Metamaterial Absorber』

Kenyu Ling, Minyeong Yoo, Wenjing Su, Kyeongseob Kim, Benjamin Cook, Manos M. Tentzeris, and Sungjoon Lim 著

 

 

늦은 밤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대학원, 그 공간 안에서 원생들은 어떤 연구를 하고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할까? 본 기획은 대학원 원우들의 학위 논문을 통해 중앙대 대학원에서 어떤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는지 소개하고, 함께 마련되는 토론을 통해 다양한 학과의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기획되었다. 이번에는 전자전기공학과의 마이크로파 무선통신 연구실에서 수학 중인 릉간우 원우의 논문을 타전공 학생들과 나눠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미유체 기술 메타 흡수체

 


릉간우 / 전자전기공학과 석사과정

 

 현대 무선통신 환경의 복잡화와 다양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무선통신을 방해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무선통신 기기의 대량 보급에 따른 전자파의 증가는 수많은 전자파의 발생을 초래하여 전자파 간의 간섭과 같은 문제를 발생시키므로, 무선통신 환경의 보호를 위해 원치 않는 전자파를 차단하는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각종 전자기기에 대한 국가 차원의 엄격한 시험절차를 통해 전자파 규제를 적용, 시행하여 왔으며, 점차 증가하는 전자화에 대처하기 위해서 규제 수준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 추세와 최근 국내에서도 전자파 차폐가 필수적인 휴대용 기기의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때, 연구개발을 통해 전자파 차폐에 대한 대응 능력을 확보하고 품질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또한 무선통신에 이용되는 주요 주파수 대역의 포화로 인해 더욱 높은 주파수 대역의 기술개발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 때, 기존의 주파수 대역에서의 안정적인 무선통신을 위한 전자파 차폐 기술에 대한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래의 전장은 과거의 재래식 무기에 의한 단순 폭격전과 달리 고성능 레이더와 센서, 그리고 정보 기술이 적용된 정밀하고 빠른 타격이 중시될 것이다. 따라서 적을 공격하는 탐지-목표설정-발사 일련의 과정에서, 일차적으로 적의 탐지를 피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미 선진국에서는 스텔스 기술개발을 통해 구현되었으며, 최근 국내에서도 피탐지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림1]
[그림1]

 이러한 전자파 차폐와 레이더 피탐지는 전자파 흡수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전자파 흡수체는 입사되는 전자파의 에너지를 열로 변화시켜 손실을 극대화시킴으로써 반사파나 투과파를 방지하는 장치로, <그림1>과 같이 Electromagnetic Interference (EMI)와 Electromagnetic Compatibility (EMC)의 Solutions, 스텔스 기술, 전자파 측정을 위한 전자파 무반향실(Anechoic Chamber), 그리고 인체에 유해한 전자파 차단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기존의 전자파 흡수체는 물질 자체의 손실 특성을 이용한 다양한 전자파 흡수 재료를 이용하였다.
 하지만 다양한 주파수의 전자파를 흡수할 수 있는 전자파 흡수체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이 논문은 최근에 나온 미세유체 채널 기술과 잉크젯 프린트 기술을 결합하여 채널 안에 흐르는 액체의 종류에 따라 공진 주파수를 가변시킬 수 있는 메타 물질 흡수체를 제시하였다. 또한 이 논문의 다른 점은 정통적인 인쇄회로기판을 포기하고 새로운 종이 기반을 사용한 것이다. 이에 따른 장점은 다음과 같다. 인쇄회로기판은 제작 중에 유해 폐기물이 많이 생길 수 있고 그 부산물인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워 환경적으로 문제가 된다. 하지만 종이 기반 물질은 친환경 재질이라서 이런 문제가 없다. 게다가 종이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기존의 기판과 달리 무게가 가볍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림2]
[그림2]

 제시된 흡수체는 주로 네 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그림2>는 주기 구조적인 단위 셀의 구성도를 보여 주었다. 레이저 식각기를 이용하여 맨 위층 표면에 미세한 유체 채널을 만들었다. 액체의 흐름을 보기 위해 우리는 투명한 아크릴 수지판을 사용하였다. 위의 구성도에서 볼 때 아래층은 라미네이팅 필름으로 되어있다. 이 필름은 다른 것과 달리 강력한 접착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소수성(친수성의 반의어로 물과 섞이지 않는 성질) 재료로 만들어져 있어서 채널 안에서 액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새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그 밑의 층은 Dimatix 프린터를 사용하여 사진 종이 표면에 도전성 잉크를 인쇄하는 종이 흡수체이다. 종이 흡수체를 만드는 작업 중에 신터링 처리(열처리)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왜 그런가 하면 실제 표면에 인쇄되는 도전성 잉크는 나노 입자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라서 신터링 처리를 하게 되면 입자가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연결이 되게끔 할 수 있다. 하지만 온도를 너무 높게 세팅하면 종이가 탈 수도 있고 그렇다고 반대로 낮으면 입자 연결 상태가 좋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온도 파악 및 조절이 상당히 중요하게 된다.

[그림3]
[그림3]

 <그림3>은 제작된 샘플의 사진이다. 액체를 주입구로 주입하면 노란색 화살표 방향에 따라 흐른다. 액체는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종류의 액체를 주입하면 다양한 성능을 얻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액체의 주입을 더 편하게 진행할 수 있게 양쪽에 작은 구멍을 뚫었다. 이 구멍을 통하여 주사기를 이용하면 액체를 주입, 제거할 수 있다. 액체 종류에 따라 반사 특성이 바뀌는 것을 이용하면 무선 액체 감지 센서를 설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제시한 구조는 기존의 다른 논문에 나온 것보다 간단하고 제작 가격도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대면적 센서 분야에서 활용 범위가 클 것이다.
 2008년 메타물질 흡수체에 대한 가능성이 처음으로 발표된 이후, 실제로 다양한 목적과 분야에 응용 가능한 메타물질 흡수체들이 발표되었다. 사실 이 연구는 아직 시작 단계이고 실제 상용화되기까지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전자 부품들의 스마트화 추세에 뒤지지 않게,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특성이 변화하는 능동형 메타물질 흡수체 또한 활발히 연구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생활하는 무선 환경의 다양한 전자 기기에 적용될 것이라 생각된다.

*본 연구는 국제학술대회 iWAT에서 Best Paper Award를 수상하였습니다.

 

 

 

연구 과정 되짚어보기

 논문 작성 중 샘플 제작 과정에서 겪은 어려웠던 점과 그 과정 속에서 내가 느낀 점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그림으로만 볼 때는 상당히 간단해 보일 수도 있는 과정일지 몰라도 샘플을 제작하는 데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먼저 미세유체 채널 같은 경우 레이저 식각기를 사용하여 아크릴 판을 채널로 만들어야하는데, 레이저 식각기는 처음 써보는 장비이고 흔히 우리가 접하지 못한 장비이다 보니 일일이 초기 세팅 값을 설정하기 위해 레이저 식각기 업체를 여러 번 방문하고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했다. 쉽게 말하자면 식각기의 레이저 출력 파워에 따라 채널의 깊이와 폭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어렵게 만든 미세유체 채널의 Align(기준 또는 배열)을 밑에 종이 기판과 정확하게 맞추기 위한 작업도 추가로 병행되어야 했다. 아크릴 채널과 종이 기판 두 개의 위치상의 작은 오차로 인해 발생되는 오류를 막기 위하여 정확한 일치가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도 여러 번의 실패를 겪어야 했다. 또 아크릴과 반응하는 액체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었으므로 여러 액체를 통해 이 채널에 실험을 하다 아크릴을 부식시켜 샘플을 망가뜨린 적도 있었다. 
 또한 Dimatix 프린터는 일반 프린터와는 달리 세팅 방법이 매우 복잡하다. 이 프린터는 Material 프린터라고 불리며 어떤 재질을 인쇄하느냐에 따라 세팅을 계속 바꿔주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자면 세팅 값 중에 Drop spacing이라고 하는 변수가 있는데 이 값은 현재 인쇄한 포인트와 다음에 인쇄될 포인트 사이의 거리를 의미하는 변수이다. 이 값이 너무 크면 단위 면적에 잉크가 집중돼서 잉크가 원하지 않는 면적까지 퍼지게 되는 현상이 생긴다. 잉크가 퍼지면 원하는 디자인이 나오지 않게 되며 또 반대로 이 값을 매우 작게 세팅하면 잉크 사이의 빈 공간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전도성(Conductivity)이 안 좋게 된다. 이로 인해 적당한 Drop spacing 값을 찾기 위하여 인쇄를 반복 시행하고 그 결과를 전자현미경을 통해 관찰하면서 값을 조금씩 계속 바꿔나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신터링 처리(열처리)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종이는 내열성이 별로 안 좋기 때문에 고온에 오래 있으면 구부러지거나 타버리는 경우도 있다. 샘플을 이런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적합한 온도와 신터링 처리 시간을 찾아 위에서 말한 Drop spacing 값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반복적으로 계속 시도하고 그 결과를 기록하면서 실험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어려움을 통해 내가 느끼고 배운 점은, 무언가를 연구하고 제작하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시뮬레이션이나 이론을 통해 어떠한 값을 구하여 최종 결론에 도달하더라도 실제로 그것을 제작하고 동작시킬 때에는 많은 어려움과 오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연구원이 되고자 하는 학우들이나 이미 연구를 하고 있는 학우들에게 하고픈 말은 연구를 바탕으로 하되 실제 제작을 고려한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소형화 추세에 걸맞도록 작게 만드는 것은 중요하나 실제로 학생의 신분으로 아주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직접 자기 손으로 제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제작 과정에서 큰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제작상의 오류는 반드시 발생하는 것이므로 실제 제작을 고려하여 자신이 과연 목표 수준까지 제작이 가능한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연구 욕심을 가지고 설계해야 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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