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2.9 수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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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방 사람들] 나의 외갓집 한국CAOXUEMEI / 문화연구학과 석사과정
홍보람 편집위원  |  silbaram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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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호]
승인 2015.05.10  17: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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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외갓집 한국

CAOXUEMEI / 문화연구학과 석사과정

  나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남들과 다른 존재였다. 아빠는 중국 한족이고, 중국 조선족인 엄마는 1991년 한국에 계신 작은할아버지의 초청 하에 한국으로 ‘돈벌이’ 나오셨고, 얼마 후에 한국 국적으로 신분을 바꾸셨다. 사실, 그 순간 어린 나로서는 엄마한테 배신감을 느꼈다.

  서로 다른 민족의 핏줄을 갖고 태어난 혼혈아로서 선천적으로 두 가지 언어를 습득하고 두 문화를 전부 감수할 수 있어서 좋지 않냐구요? 아니다. 나는 ‘짜장면 신세’가 된 기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중국에서 살 때는 한족들이 조선족들을 깔보는 것과 조선족들이 한족들 흉보는 그 나쁜 감정들을 나는 원치 않게 전부 느껴야 했다. 그리고 2011년 한국에 입국 후, 또다시 한국 사람들이 중국 사람들을 배제하는 것과 한국에 있는 중국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혐오감을, 나 역시 중간에서 고스란히 감수(感受)를 해야 했다. 이제 생각해보니, 왜 사람들은 자기와 다른 민족에 대해서는 항상 싫은 소리만 할까 의문스럽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국 사람들 중에서 중국에 대한 이미지 평가는 확연히 다른 두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중국을 과도하게 칭찬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가 하면, 한 부류는 중국을 너무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아예 대놓고 싫은 소리를 하는 심한 분들도 많이 만났었다.

  그나마 몸속 핏줄의 반은 한국이라고 생각한 중국 사람으로서 나는 한국 분들께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걱정은 별로 크지 않다. 중국은 민족, 정치, 경제 등 모든 면에서 너무도 복잡하고 다양해서 내가 걱정할 여지가 없다. 또한, 중국은 대국이라서 어떻게 되든 살아남을 것이 뻔하다. 하지만 남, 북으로 나뉘진 조선반도에 대한 우려는 사실 나로서는 깊다. 한국 국민에게 미안한 소리지만, 한국에서 거의 4년째 생활하면서 난 한국이 불쌍하다고 느낀 적이 많았다.

  한국은 어른의 옷을 입고 있는 불쌍한 소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한국은 OECD 13위의 선진국으로서 자랑스러워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유도 없이 매일 힘들게 일에만 매달려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과연 선진국으로 발전하는 이유가 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라의 발전도 시간의 시련을 겪고 한발 한발 해나가야 국민이 발전에 맞는 생활을 하고 즐기는 것인데, ‘한강의 기적’이라는 신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많은 한국 사람들이 밤낮 가리지 않고 부지런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열심히 사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한국 사람들은 거의 여유 없이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정신적인 풍요로움 없이 오로지 선진국의 국민으로서 잘살고 있는 모습을 과시하는 것만 중시하고 있는 것 같다. 차라리 조금은 가난하게 살더라도 즐기면서 살 수 있는 것이 더 올바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지금 하는 소리가 배부른 소리,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라고 많은 비난 받을 것이라고 짐작이 간다. 또한, 나의 목소리가 한국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도 잘 안다. 이 세상은 돈이 곧 국력이고, 돈이 곧 법이고, 돈이 곧 인간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저는 그냥 무식한 소리를 했다고 치겠습니다.

  하지만 내 맘속은 간절히 한국이라는 나라가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루라도 빨리 북한과 통일을 해서 민족의 단합을 실현하고 자기만의 생활 리듬을 타고 자기만의 세상 생존법을 터득하여 행복하게 살아갈 길을 탐색했으면 한다. 항상 나는 중국은 친가집이고 한국은 외갓집이라고 비유를 한다. 그만큼 한국을 사랑하고 있다.

  나머지 조금의 분량으로 나 자신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는 중국에서 학부를 마치고 졸업 후 유명한 한국 S사에 입사하여 구매담당을 맡아서 남부럽지 않은 직장생활을 했었다. 한국에 온 이유는 꿈을 찾기 위해서이다. 대학교 입학하는 날부터 꿈을 찾기 시작한 나는 한국에 오면 뭔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출국을 선택하였다. 다행히도 2012년, 근 10년 만에 난 꿈을 찾았고 꿈을 위하여 석사 공부를 할 결심을 내렸다. 2013년 5월 25일, 중앙대학교 문화연구학과 면접을 보는 날, 그해 난 한국 나이로 31살이었다. 그날이 나의 제2의 인생 새 출발이었고 새로운 도전을 향한 전환점이었다. 나는 너무 행복했었고 지금도 너무 행복하다. 내가 원하는 지식을 배우게 해주는 학과가 너무 맘에 들었고 인정이 넘치는 교수님들과 유학생이라고 챙겨주고 아껴주는 선후배들이 너무 좋았다. 나의 석사과정을 핏줄의 반인 한국에서 마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뜻깊고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많은 도움을 주신 중앙대학교 비교민속학과 교수님들과 원우들, 불어불문학과의 교수님들에게 내심의 감사를 드리고 싶다. 특히 한국의 유명한 페미니스트 임옥희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한국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갈지 아님 제3의 국가로 갈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은 내 인생의 새 출발점이고 내가 세상으로 나가는 발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한국이 좋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한국, 고마워!”

 

   
▲ 외할머니가 제일 좋아하시는 코스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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