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정 / 번역, 람세스 케피(Ramses Kefi) / 기자, 편집부 / 정리

샤를리 에브도 이후: 무엇을 하든, 무슬림은 저지당한다

 

<언터처블2> "놀리지 마!" 아랍인인 장애인과 그를 돕는 유대인. 영화 <언터처블>을 패러디했다.
<언터처블2> "놀리지 마!" 아랍인인 장애인과 그를 돕는 유대인. 영화 <언터처블>을 패러디했다.

 

람세스 케피(Ramses Kefi) / 기자
허연정 / 번역
편집부 / 정리

  - ‘그 사건’ 당일 저녁 이후, 우리 집에서 TV 뉴스가 나오는 시간은 그 전날까지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다. 서로 토론하고, 말싸움하고, 서운해 하는 것이다.

  아드난(가명)은 키가 크고 건장한 26살 청년이다. 그는 샤를리 에브도 학살을 떠올릴 때 목소리가 바뀐다. 그는 교외빈민가 거주자이면서 독실한 무슬림으로, 기자가 지난번 모하메드 메라(*메라는 자칭 이슬람 무장단체 지하드의 일원이며 2012년 툴루즈에서 프랑스 공수부대원 세 명과 유대교 랍비, 그리고 유대인 어린이 세 명을 살해했다) 사건 때 만났던 젊은이와 똑같이 말한다.

  - 사건을 접했을 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들이 제발 아랍인이나 무슬림이 아니었으면. 외모가 나와는 전혀 닮지 않았으면.’ 이기적인 생각이다. 그렇지만 이 사건의 파생적 희생자가 바로 우리이고, 나는 우리가 소외될 것임을 안다. 

사람들이 “그렇게 되어도 싸!”라고 말할 때 선동이 있다
가족과 함께 있을 때, 친구들 사이에서, 의견들이 난무한다.

  - 우리는 각자 자기 생각이 있고 각자 태도가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아연실색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음모나 추방에 대해서 말한다. 무슬림들이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하든 간에 어쨌든 무슬림들은 항상 죄인 취급을 받는다. 우리는 한동안 저지당할 것이다.

  모두가 흥분한 상태에서 말하는 것, 거리를 두지 않고 막 말하는 것은 사태를 복잡하게 한다. 테러행위, 납치, 습격에 대해 모두가 너무 즉발적으로 반응한다. 아드난은 이를 유감스러워한다.

  - 사람들이 “그렇게 되어도 싸!”라고 언급할 때 거기는 선동이 있다. 무슬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SNS에 몇몇 바보들(몇몇 무슬림들)이 그런 것을 올린다고 해서 무슬림을 오해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실제 문제는 훨씬 더 복잡한 데 반해, 무슬림이 타인의 죽음을 “그렇게 되어도 싸!”라고 할 만큼 야만적인 짐승이라고 믿는 것은 너무나 단순하다.

1. 시위 이후, 그들은 나를 빈 라덴처럼 쳐다볼 것이다
: 테러를 규탄하는 일요 집회에 관해

  - 오늘 직장에서, 동료들은 내게 몇몇 지적할만한 점이 나왔다고 말했다. “코란에, 지하드는 필수적이지.” 같은 말들이었다. 감정에 복받쳤지만 나는 그들의 사려 없음과 싸잡기를 이해했다. 그건 인간적인 것이다. 무슬림들에게 테러리스트들과 결속을 끊도록, 시위에 나오도록 요구하는 사람들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몇 년 간 지속된 그러한 싸잡아 말하기를 멈추기 위해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야 말로 비인간적이다.

  우리 식구들은 이러한 테러는 참을 수 없는 것이고 우리 모두는 그것을 규탄해야 한다는 하나의 관점에만 동의했다. 독실한 신자인 내 아버지는 강한 충격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충격을 받았지만 아버지보다는 신앙이 덜 깊은 어머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러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들이 과장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녀의 생각에 동의한다. 우리는 스펙터클 속에 있다. 너도나도 SNS에 각자의 슬로건이나 짧은 메시지를 올려놓는다.

  샤를리 에브도를 읽어 오진 않았지만, 나는 슬프다. 밤잠을 설치게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나는 그들의 작업과 캐리커처를 좋아하진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나의 몇몇 주변사람들처럼 “나는 샤를리다”라고는 외칠 수 없다. 그리고 나를 자신들의 적이라고 간주하는 사람들의 편에서 시위할 수도 없다. 그들은 나를 경멸하며, 앞으로 몇 주 정도 지나면 나를 잠재적 위험이라고 믿는 데 동참할 것이다.

  나는 겉치레하고 싶지 않다. 시위 이후, 그들은 나를 빈 라덴처럼 쳐다볼 것이다. 내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내 말은 잘못 해석될 것이다. 똑같은 말을 만약 무신론자가 한다면 그 효과는 다를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그에게는 신분을 증명하라고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와 마찬가지로 무신론자들도 문제의 원인을 ‘무슬림’으로 돌리는 데 찬동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무신론자들이 집회에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2. 극단주의자들이 무슬림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 현실회피

  - 지하드와 관련한 괴상한 이슬람 이미지를 넘어서서, 그들 또한 무슬림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들은 마호메트에 대해 말하고, 코란에 대해 말하며 또 그들의 경전 해석이 옳다고 선험적으로 생각한다. 그들을 파문한다고 해서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많은 무슬림들은 문제를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지만, 현실은 이렇다. 이러한 공격들에 대해서, 우리가 극단주의자들에게 공동으로 전할 수 있는 답변들에 대해서 숙고하기 시작해야 한다.

  나는 테러규탄 시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솔직해야 한다. 젊은이에게 시리아에 가지 말 것을 설득하겠다고 플랜카드를 들지는 않을 것이다. 더 이상 우리가 경찰의 일을 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이 무얼 믿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시리아에 대원들을 파견하는 극단주의자들이 체포될 때 기쁘다.

  무슬림 공동체 내, 그리고 사원에서 대논쟁을 벌여야 한다. 여하튼 숙고해서 나쁠 것은 없다.

3. 그들은 위험을 알고 있었다
: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 집에서 처음 샤를리 에브도 사건의 장면들을 봤을 때, 우리는 혼란스러웠다. 내 누이는 내뱉었다. “샤를리 에브도는 위험을 알고 있었어. 불행한 일이지만 그들은 표적이 되었던 거야.” 이는 “그렇게 되어도 싸!”라는 어조는 아니었고, 오히려 “표적이었고, 우리랑은 관련이 없어”라는 어조였다. 어머니는 짜증을 냈다.

  “내일 테러범들이 전철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총을 겨눌 수 있어. 그땐 뭐라고 그럴 건데? ‘불행하게도’라고? 샤를리 에브도는 결백해. 그들이 뭘 그렸든 상관없이 말야.”

  내 친구들을 괴롭히는 게 뭔지 당신은 아는가? 그들을 절망하게 하는 것이 뭔지 아는가? 그건 바로,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멍청한 자들이 사원에 와서 보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일에 대해서 거의 얘기하지 않는다. 그런 일이 발생한다고 해도 당연한 귀결인 것처럼.

  동의한다, 아직 죽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미디어는 이 절망들을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바로 지금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 무슬림으로서 나는 두렵다. 나에 대해, 내 가족에 대해, 그리고 내 일에 대해서. 나는 공격당할까 두려워서 더 이상 이어폰을 낄 수가 없다.

4. 우리는 프랑스인이다, 숨을 필요가 없다
: 문제를 더욱 심화하여 다루기

  - 테러규탄 시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우리가 따로 떨어져있어도 된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많은 무슬림들이 절대 결집하지 않는데, 그들 자신이 소외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프랑스인이고, 숨을 필요가 없다.

  분열과 혼란, 그리고 현실회피에 대해 책임이 있는 사회당이나 대중운동연합과 함께 시위를 하기보다는 진정한 해답을 찾아야 하며, 문제를 깊이 살펴야 한다. 지하디즘은 표면에 불과하다. 그 이면에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우리를 대표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표로 내세우는 일은 시급히 중단되어야 한다. 하센 샬구미[드랑시, 생상드니 공동체의 이맘(사제)]라면 이제 지긋지긋하다. 그는 위험들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하지 않지만, 용서를 구하면서 항상 우리의 신용을 떨어뜨린다. 나는 자책할 일이 아무것도 없고, 내 종교도 마찬가지다. 하센 샬구미는 프랑스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끼게 하는 이주민의 악센트를 쓰면서, 프랑스 이슬람교가 아닌 외국의 이슬람교를 대표하고, 우리가 이방인이라는 생각을 공고화한다.

  사람들은 한 가지를 이해해야 한다. 샤를리 에브도 사건에 결백한 희생자들이 있다는 것을. 하지만 광기어린 이들의 파생적 피해자들인 무슬림들 또한 존재한다. 이는 프랑스에서 뿐만이 아니다.

 

 

※ 본 글은 프랑스 현지 언론 “Rue89”의 2015년 1월 9일자 인터뷰 기사를 번역‧재구성하였음을 밝힙니다. (출처: http://rue89.nouvelob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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