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2.9 수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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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방 사람들] 한국, 이곳은홀리 / 문화연구학과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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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호]
승인 2015.04.01  17: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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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이곳은

 

   
▲ 서강대 어학원을 다니던 어느날, 이른 아침에 봤던 아름다운 장면이다. 그땐 좀 힘들었던 시절이지만 이런 풍경을 보면 왠지 모르게 힘이나고 기분전환이 되었다.

홀리 / 문화연구학과 석사과정

  한국에 온지 3년 넘었다. 서울이 어디가 가장 좋으냐고 묻는다면 나는 한강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내 고향 상하이도 도시를 관통하는 강이 있기 때문이다. 매번 버스를 타고 우리학교에 갈 때 한강이 보인다. 그때마다 나는 지금 서울이 아닌, 고향에 살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순간적인 착각일 뿐이었다.

  3년 전에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말 한마디도 못하는 상태에서 한국에 왔다. 꿈도 한국어로 꿀 만큼 열심히 공부했다. 드디어 한국인과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새벽부터 학원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는 놀면서 빨리 늘 수 있을 것 같지만 대학원 공부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공부는 원래 외롭고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한다. 외로움을 이겨내야 공부를 즐길 수 있다고 나는 본다. 외국에서 외국어로 공부하는 것은 더욱더 힘들고 외롭기 마련이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고 이겨야 되는 것은 우리를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유학은 책에 있는 지식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강하게 키우고 모든 것을 다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생존 능력을 키우는 기회라고 깨달았다. 다행히 처음에 한마디도 못했을 때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잘 적응해 왔다. 어설픈 한국말로 길을 물어보면 항상 같이 가주고 도움이 필요할 때 늘 먼저 손길을 내밀어 주었던 그들은 아직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 많은 고마운 한국 사람들 덕분에 유학생활의 외로움에 위로가 되었다. 그러나 말을 알아듣게 되면서 몰랐던 것도 많이 알게 되었다. 예컨대 ‘중국인이면 다르다’는 것이다. 중국인이란 정체를 밝히는 동시에 웃고 있던 얼굴이 싹 변하게 되었던 장면은 한두 번 아니었다.

  한번은 자취방을 구하려고 어떤 하숙집에 들어갔다. 웃으면서 잘 이야기하던 집주인 할머니가 나의 국적을 알아내고 나서 바로 중국인이라면 안 받아준다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그 순간 나는 놀라서 멍해졌다. 대꾸하지 못했던 나는 그냥 밖으로 나갔다. 집에 가서야 억울해서 혼자서 엉엉 울었다.

  또 한 번은 친구와 식당에서 중국말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 있는 아이가 엄마한테 ‘엄마, 난 중국인 정말 싫어.’ 아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순간은 맛있는 밥을 넘길 수 없었다.

  명동에 가면 중국어로 ‘환영합니다’란 표어가 곳곳에 붙어 있지만 많은 한국 시민들이 중국인을 환영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유학생활 중에서 가장 힘든 것은 가난도 외로움도 아니다. 국가/민족의 차별과 편견이야말로 가장 힘든 일이다. 그러나 이런 편견과 차별은 언젠가 사라질 거라 믿고 있다.

  어느 날, 여행하러 온 친구들과 같이 택시 타고 집에 갔는데 택시기사가 내가 중국인 유학생인 것을 알고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중국인을 비롯한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구경하고 쇼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의 이미지를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도 그 택시기사의 말이 떠오른다. 한국은 유구한 역사가 있고 많은 전통문화를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그 순간 내가 유학생으로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뚜렷하게 되었다. 나중에 졸업한다면 어떻게 계획하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 한국은 안전하고 살기 편한 나라지만 나는 결국 떠나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귀국해서 한국은 어떤지, 한국의 문화는 무엇인지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한국은 김치 말고도 맛있는 것도 있다. 한국은 쇼핑 외에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문화 활동이 많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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