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2.9 수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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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침묵하는 다수의 그늘 아래서
전영은 편집위원  |  na67301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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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호]
승인 2014.12.12  18: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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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다수의 그늘 아래서

  후문에 있는 대학원 건물을 오가다 보면 법학관 엘리베이터를 자주 이용하게 된다. 법학관 엘리베이터 주변에는 항상 학부 학생회 및 자치단체들이 쓴 대자보가 붙어 있는데, 새로운 대자보가 보이면 엘리베이터를 몇 번 놓치더라도 꼼꼼하게 글을 읽어본다. 지난 10월 말, 학부 중간고사 기간과 겹쳐 구조조정 의견 수렴이 이루어졌고, 당시에 붙은 대자보에는 의견 수렴 기간을 늘려달라는 요청과 정보공개에 대한 요구가 적혀 있었다. 얼마 전 붙은 대자보에는 학교 측에서 의견 수렴 기간을 연장한 것을 환영하지만, 의견 취합이 아닌 공청회 등을 통한 상호 의사소통의 과정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글이 담겨 있었다. 이 대자보를 읽으면서 한편으로 학교의 결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요구하는 후배들(필자가 감히 그들을 후배라고 부를 수 있다면)이 대견했고, 다른 한편으로 별다른 논쟁 없이 뜨뜻미지근하게 지나간 대학원 구조개편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결과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대학원 구조개편은 너무나도 조용하게 흘러가 버렸다. 학부생들이 쓴 대자보를 볼 때면, 항상 이런 기분이었다.

  원우들은 대부분 구조개편 내용을 잘 모르고 지나갔다. 필자 또한 부끄럽지만 대학원 신문사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구조개편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을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폐과된 학과나 통폐합의 대상이 된 학과, 명칭이 변경된 학과 등 구조개편을 통해 크고 작은 변화를 겪은 학과 원우들을 제외하고는, 대학원 구조개편은 먼 일로 여겨졌을 것이고 관심사도 아니었을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 숨 막히는 침묵의 원인은 이렇다.

  첫째로 원우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기 이전에 이런 사건이 있다는 것 자체를 알아야 하는데,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 별로 없었다. 둘째, 대학원 구조개편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더라도, 내일 할 발표, 다음 주 있을 학술 세미나, 다음 달이 기한인 기말 페이퍼로 그들은 바빴다. 셋째, 설령 바쁘더라도 관심을 가진 소수의 원우들이 있다고 치자. 그들에게는 구조개편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학교 홈페이지에는 매우 제한적인 내용만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넷째, 구조개편의 당사자가 되는 학과의 경우에는 정보가 좀 더 공개되긴 했지만, 그들은 공동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위에서 밝힌 것처럼 그들 주변의 원우들이 관심이 없었거나 바빴기 때문이거나 그들에게 주어지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여 의견을 제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대학원 구조개편은 지금의 학부 구조개편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침묵하는 다수의 그늘 아래서 진행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책임의 소재를 따져보자. 문제를 이렇게 만든 주범은 누구인가? 감히 말하건대 이 모든 문제의 주범은 바로 나다. 신문사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구조개편의 내용을 모르고 지나갔을 원우 J씨인 나이고, 원우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했던 대학원 신문사 편집위원 J씨인 나이며, 이번 구조개편에 아무 해당 사항이 없으므로 뒤에서 첫째, 둘째 늘어놓으며 자판이나 두드리고 있는 J씨, 나다. 만약 J씨가 속한 학과가 이번 구조개편 대상이었다면 조금은 더 관심을 가졌을지 모르나, 교수님들과 학생 대표가 협상을 잘 진행해주길 바라면서 여전히 뒤에서 자판이나 두드리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학부생들이 붙인 대자보를 보면 느껴지는 그 대견함과 씁쓸함이, 사실은 부끄러움과 민망함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창 학부 구조개편이 뜨거운 감자인 상황에서, 이번 호 대학원 신문 1면 포커스 기사는 언뜻 보면 철 지난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는 대학원 구조개편을 다루었다. 이는 우리가 대학원 구조개편이 이미 완결된 사안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개편된 학과들에 대한 책임감 있는 후속조치를 바라기 때문이다. 또한, 구조개편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대학원을 위해 존재하는 언론 매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 과정을 끝까지 보도하겠다는 다짐의 표현이기도 하다. 비록 대학원 구조개편은 학부 구조개편 과정에 비해 뜨뜻미지근하게 지나갔지만, 이 은은한 온도가 좀더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본지가 앞으로 이러한 역할들을 잘 수행해내는지, 많은 원우 분들의 날카로운 감시와 비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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