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18.10.10 수 01:57
기획예술
[예술]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산다는 것홍진훤 / 다큐멘터리 사진가
김재연 편집위원  |  kamja799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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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호]
승인 2014.10.22  16: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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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산다는 것

   
▲ 사진가 홍진훤이 찍은 <임시풍경> 남산 한옥마을, 서울

  다큐멘터리는 물론이고 심지어 사진에 대한 의심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요즘인데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산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할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고민이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한 편집증적 애증으로 시작된 것이기에 최근의 작업과정에 대한 이야기와 그 과정을 버티기 위한 생존기를 몇 자 적어본다.
  사진 언저리를 기웃거리다 사진가의 삶을 결단하고 이 구렁텅이에 빠진 게 5년 전 사진비평상을 받으면서부터였다. 당시 작업은 용산참사를 중심으로 한 서울의 재개발 풍경을 담은 <나르시스의 자학>이었다. 포토저널리즘이 세상을 구원할 거라는 굳은 신념으로 살아가던 시절 나에게 용산참사는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비극의 현장에 서서 불타는 남일당을 바라보며 도시인으로 가졌던 내 안의 불편한 욕망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재개발을 둘러싼 국가와 자본의 폭력성이 발현되는 구조는 결국 내 안에서 일어나는 대박을 향한 욕망과 다름없었다. 그 폭력의 구조를 내가 지탱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을 지나오며 기존의 내 사진에 대해 회의하기 시작했고 내 사진이 고발과 폭로의 도구가 아닌 성찰과 반성의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믿음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대상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사건에서 한 발 물러서 상황에 관심 갖게 되었다. 그렇게 나르시스의 자학의 반성으로써 나온 작업이 <임시풍경>이었다. 같은 도심 재개발이라는 주제였지만 나르시스의 자학에서 임시풍경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 사진가 홍진훤이 찍은 <붉은, 초록> 후텐마 해병대기지, 오키나와

  그 후 국가에 대한 의문은 강정마을의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밀양 송전탑 건설과정을 지켜보며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렇게 제주와 밀양을 기웃거리기 시작했고 그 이면이자 원형인 풍경을 기록하기 위해 기지의 섬 오키나와와 후쿠시마 원전피해 지역을 찾았다. 2년 동안 한국-일본에서 진행한 작업을 1차로 <붉은, 초록>이라는 제목으로 묶어 전시를 열었다.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이 그 전시의 마지막 날이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산다는 것에 빠질 수 없는 이야기는 역시 생존의 문제일 텐데 우선 이번 전시 역시 참 여러 곳의 지원을 받아 힘겹게 이루어졌다. 평화박물관의 공모 프로그램인 구인광고를 통해 전시장을 지원받았고 서울문화재단의 예술창작지원금으로 전시를 꾸렸다. 또 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파견사업을 통해 작업비 지원을 받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노마딕 프로젝트를 통해 러시아 바이칼 호수에서 작업하기도 했다. 지원공모를 위한 기획서를 쓰는 것이 작업보다 더 어려웠던 한해였다.
  하지만 이런 지원프로그램으로 작업과 생활을 이어간다는 건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은 작가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나 역시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초기에는 사진 찍는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책을 만들거나 영상을 만들거나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들을 주로 한다. 사진 일들이 많이 줄기도 했고 페이가 예전만 못한 것도 있지만 어쨌든 사진가라는 명찰을 달고 사는데 내가 찍기 싫은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것만큼 더 큰 스트레스는 없었다. 홈페이지는 예전부터 만들어와서 문제가 없었지만, 처음부터 이 모든 일을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누군가 혹시 영상 편집할 줄 아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한 후 집에 돌아와 영상편집을 공부했다. 혹시 책 편집할 줄 알아요? 그럼요! 그날 밤 인디자인을 공부했다. 이런 식이었다. 하지만 돈을 버는 목적 이외에도 이런 일들을 즐겨 하는 것은 사진 이외의 매체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큰 매력이 있어서다. 요즘은 나무를 다루는 일에 관심을 조금씩 두고 있다. 나에게는 직접 만들어보는 것만큼 그 매체의 언어를 이해하기 쉬운 일도 없을 것이란 근거 없는 믿음이 있다. 물론 ‘내가 해봐서 아는데’와는 조금 다른 맥락이다.
  이제는 다큐멘터리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의심도 많아지고 있지만, 작년부터 뭔가 재미있는 다큐멘터리 사진 잡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처음에 말한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한 편집증적 애증의 발현인 듯싶다. 4년 전 시작한 4zine이라는 사진가들의 느슨한 공동체를 발전시켜 사진 매체를 중심으로 한 전시공간도 마련 중이고 세미나 공간도 마련 중이다. 내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다큐멘터리라는 것이 결국은 나와 세상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라면 그 관계들을 확인하고 새로운 관계들을 제시하는 것이 재밌고 유의미할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들이 날 붙잡고 있다. 그렇게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사는 나의 방식은 지속적으로 관계를 의심하고 확인하고 생산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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