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2.9 수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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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착한 건 나쁜 게 아니야
김재연 편집위원  |  kamja799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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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호]
승인 2014.10.22  16: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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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건 나쁜 게 아니야


  잠들기 전 나는 라디오를 듣는 습관이 있다. 어제도 어김없이 12시가 넘어 라디오를 틀었고 사연이 소개되고 있었다. 남편이 매번 주위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못 받아 고민이라는 아내가 보낸 글이었는데 라디오 디제이의 추천 음악이 인상적이었다. 디제이는 남편분 입장에도 이해가 된다며 장기하와 얼굴들의 신곡 ‘착한 건 나쁜 게 아니야’를 틀어주었다.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 착한 건 나쁜 게 아니지. 근데 이런 생각도 들었다. 착하면 손해 보는 세상이긴 하지.
  아무것도 모르던 20살 새내기 시절, 선배들을 따라 열심히 집회에 나갔던 기억이 있다. 광우병 소고기 파동으로 많은 이들이 거리로 나왔고 촛불을 들었다. 집회에 나가면 울컥하고 올라오는 것들이 있었다. 지금까지의 나를 반성하게 하고 되짚어보는 뭐 그런 것들. 지금은 식어버린 마음이지만 그때는 참 뜨거웠던 것 같다. 아무튼, 그때 선배들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있었다. 적당한 때가 되면 무조건 빠져라. 가만히 서 있어도 죄가 될 수 있으니까. 물론 그때의 내 생각과 행동이 모두 옳다고 말하진 않겠다. 확실한 건 그때도 착하게 가만히 있으면 안 됐다.
  2010년, 다큐멘터리 작업을 열심히 하던 때였다. 그때 나는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두물머리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다.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이라 해서 두물머리라 이름 지어졌는데 하천 주변이다 보니 땅이 비옥해 농사하기에 적합한 지역이었다. 내가 찾아갔을 그때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두물머리의 농민들이 쫓겨날 위기였고 인연을 맺었던 농민들은 근근이 버티며 농사를 짓고 있었다. 정말 주관적인 얘기지만 농민들은 참 착했다. 이 땅에서 농사를 짓게 해달라는 것뿐이었고 농지를 좀 줄이며 협상할 의지도 있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는 물러나야만 했다. 그리고 지금의 두물머리는 공원이 되었다. 농민들은 얼마 전 새로운 땅에서 농사를 다시 시작했다지만 나는 여전히 그때의 두물머리를 기억한다. 비옥하던 땅과 흐르던 물과 그곳의 농민들을. 그들이 좀 더 독했으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아니 그들이 좀 더 가졌더라면 달라졌겠지.
  오늘로서 세월호 참사 이후 석 달의 시간이 지났다. 세월호의 ‘ㅅ’만 이야기해도 또 그 얘기라며 신문을 덮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안타까운 이들의 죽음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시청광장에 가서 조문을 하고 몇 글자 적어 노란 리본을 다는 것밖엔 없었다. 할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합니다. 어렵게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갔다. 우울해진 마음에 빨리 그곳을 떠나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생각했다. 사람들이 안내방송을 믿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아이들이 선생님 말씀을 듣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그들이 착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착하다는 게 뭘까? 모르겠다. 하지만 나쁜 건 아니다. 적어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줄 다 알면서, 아프게 하는 사람은 아니다.
  장기하 말이 맞다. 착한 건 나쁜 게 아니다. 하지만 착한 사람은 손해를 본다. 내 주위 착한 사람들도 항상 손해를 보며 산다. 사람들의 말을 항상 들어주는 내 친구는 주위 사람들에게 이용을 당하며 살고, 거절을 못 하는 선배는 항상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며 산다. 다행히도 나는 착하지 않지만 착한 사람인 척한다. 그게 사람은 좋아 보이니깐. 하지만 절대 착한 사람은 안되려고 한다. 손해를 보긴 싫으니까. 그래도 착한 건 나쁜 게 아니다. 집회에 서 있었던 사람들이 나쁜 게 아니다. 농사짓고 싶었던 농민들이 나쁜 게 아니다. 가만히 있었던 학생들이, 배 안의 사람들이 나쁜 게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우리도 나쁜 게 아니다. 착한 척하는 나도 나쁜 게 아니다.
  아무래도 이 글은 장기하의 착한 건 나쁜 게 아니야를 곱씹으며 끝내야 할 듯싶다.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얘길 하네(아아아아) 내가 잘못 살고 있다고 하네(아아아아)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나처럼 살다 보면(아아아아) 언젠가는 된통 당하게 될 거라 하네 하지만 돌아가신 우리 외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네. 착한 건 나쁜 게 아니야(아아아아아) 착한 건 나쁜 게 아니야(아아아아아) 착한 건 나쁜 게 아니야(아아아아아) 착한 건 착한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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