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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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에서]편견들무명씨 / 본교 출신 강사
김재연 편집위원  |  kamja799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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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호]
승인 2014.10.22  16: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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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들


  문학 강의를 하러 다니면서 필자는 종종 생각한다. 십년 전의 나한테 내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필자 역시 학창 시절의 대부분을 문예창작과 혹은 예술 관련 학과에서 보냈다. 그동안 너무나 많은 학우들이 창작에서 멀어지고, 급기야 예술을 증오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예술가로 데뷔하지 못한 것에 미련이 남거나, 아직 예술의 경계 안에 있고 싶다는 소망 때문에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글을 쓰는 일이 힘들어서 고통을 받는다고 한다. 원생들은 도대체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회의감에 빠지기도 한다. 왜 어떤 학우는 나보다 잘났을까? 왜 우리 과는 구조개편의 대상일까? 예술관련 학과 학생들의 취직률이 낮은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채 100년이 안 된 한국 현대문학에 대한 연구가 다른 학문처럼 명쾌한 시각이나 시대를 선도하는 담론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위태롭고, 무서운데 그만 둘 수는 없다. 할 줄 아는 게 그나마 글 쓰는 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한국 제도권에서 예술을 전공한다는 것은 열등감과 패배감 속에서 살아가는 일처럼 보인다. 혹자는 물을 것이다. 원래 예술이라는 게 그런 것 아닌가? 어떤 이들은 문학이라는 장르야 말로 질투를 불쏘시개로 삼아 치열하게 써내려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러니 정신력이 빈약하면 그냥 글을 포기하고 취직이나 어서 하라고 권유하곤 한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편견과 고정관념들이야 말로 학부생들과 원생들의 청춘을 낭비시키는 최악의 훈수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바로 위와 같은 것을 강요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필자도 그런 선생님들에게서 9년 동안 수업을 받았다. 현 사회 시스템 속에서 예술 전공 학과들은 계속해서 구조개편,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시스템에 예외를 두어야 한다거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부르짖지만, 정작 개편이 완료되고 나면 다시 패배감과 열등감에 사로잡혀서는 데뷔하기, 출판사나 학원에 취직하기, 원생이 되기(학교에 남기)를 제외한 선택지를 상상하기 힘들다. 앞날이 막막한, 괴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문예창작 전공 원생들에게 필자가 당부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제도권 학교에서 예술을 창작하고 연구하면서 우리들의 작품이나 연구는 특정 담론의 영향이나 유행 아래서 균질화되기 쉽다. 학생들이 특정 작가나 교수를 과잉 존경하는 분위기 속에서, 소수의 권위는 강화되고 다수의 학생들은 모종의 열패감에 시달린다. 그리하여 작품의 외양만을 그럴듯하게 꾸미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세련된 수사로 뒤덮인 작품들은 결국 다른 친구의 작품과 곧잘 구별되지 않는다. 구별이 된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세련된 수사를 선택하는 능력이 나보다 분명 뛰어나 보이고, 자신은 감각이 떨어지는 멍청이가 된 것처럼 느낀다. 그렇다면 어떻게 열등감을 덜 느낄 수 있을까? 그럴 때 필자는 이런 질문을 해본다. 어떻게 하면 그 유명한 작가가 더 괜찮은 글을 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교수님이 더 좋은 학자가 될 수 있을까?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 순간 동안이라도, 나를 괴롭히던 열등감은 다른 복잡한 생각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양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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