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18.6.4 월 12:21
기획예술
[예술]다큐멘터리 사진의 현재송수정 / 사진기획자, 전 월드프레스포토 심사위원
김재연 편집위원  |  kamja799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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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호]
승인 2014.09.03  1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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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사진의 현재

  ■사진가 존 스탠메이어가 찍은 휴대폰 신호를 찾는 이민자들, 2013년 월드프레스포토 올해의 사진상 수상작 ⓒ 2013. John Stanmeyer all rights reserved.  
■사진가 존 스탠메이어가 찍은 휴대폰 신호를 찾는 이민자들, 2013년 월드프레스포토 올해의 사진상 수상작 ⓒ 2013. John Stanmeyer all rights reserved.

  월드프레스포토의 고민

  네덜란드의 월드프레스포토는 1955년 시작한 이래 포토저널리즘과 다큐멘터리 사진 분야의 가장 대표적인 상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전시를 통해 흥행몰이하는 퓰리처 사진 상이 미국 언론에 소개된 사진만을 후보로 삼으며 다분히 팍스아메리카나의 성격을 보이는 반면, 월드프레스포토는 사진가의 국적이나 매체 게재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상당한 권위를 인정받는다. 그런 만큼 월드프레스포토의 대상인 ‘올해의 사진상’ 수상작에 대한 관심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베트남전쟁 당시 경찰서장이 베트콩을 길거리에서 즉결 처형하는 사진이나 천안문사태 때 기다란 탱크 행렬을 온몸으로 막아선 흰 셔츠 청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월드프레스포토 올해의 사진상으로 선정된 대표적인 것들이다.
  그런데 최근 10년 사이의 수상작 중에는 전통적 의미의 포토저널리즘이 아닌 사진들이 눈에 많이 띈다. 올해의 대상 수상작만 해도 예외는 아니다. 소말리아 이민자들에 관한 이 사진은 사진가 존 스탠메이어가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위해 촬영했다.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의 숫자가 매우 증가하고 있고, 목숨을 건 그들의 탈출이 국제 사회의 불안정한 현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사진은 충분히 대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어 보인다. 문제는 이 사진의 보여주기 방식이다. 바닷가의 푸른 달밤에 사람들이 일제히 핸드폰을 들어 올리고 있는 이 사진은 얼핏 보면 아름다운 달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의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진 속 소말리아인들은 유럽까지의 바다 폭이 가장 짧은 이웃 나라 지부티로 이동해 온 뒤, 가족들에게 안전하게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휴대폰의 신호를 찾는 중이다.
  사진 속 정황을 이해하고 나면 처음에 호기심으로 바라보던 이 사진이 그리 가볍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합법적인 이민이라면 굳이 달밤에 다른 나라로 이동해서까지 바다를 건널 필요는 없을 터이고, 이들이 무사히 유럽에 도착한다 해도 합법적인 지위를 인정받기까지 험난한 싸움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한 치 앞의 운명을 예상할 수 없는 이들이 생의 모든 것을 건 탈출을 감행하면서 가족들과의 마지막일지 모를 통화를 시도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오랜 내전과 가난에 지쳐 소말리아를 떠날 수밖에 없는 이민자들의 현실에 대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최근 월드프레스포토는 이처럼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진, 사진 한 장 속에 여러 겹의 의미가 은유적으로 담긴 사진에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그런데 여전히 포토저널리즘의 본질은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데 있다고 믿는 이들 사이에서는 사진 설명이 없이는 이해할 수 없는 존스탠메이어의 사진이 어떻게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월드프레스포토의 실험적인 선택은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 그것은 심사위원들의 현장 경험에서 비롯된 깊은 고민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사진의 경계 허물기

  디지털 시대는 사진이 보여주는 것이 모두 진실이라는 믿음도 깨뜨렸다. 사진은 발명 당시, 회화와 달리 기계로 기록함으로써 가장 정확하고 과학적 묘사가 가능하다는 믿음을 주었다. 반면 요즈음 사진은 포토샵으로 얼마든지 합성할 수 있는, 조작 가능성이 큰 이미지라는 인상을 풍기도 한다. 동시에 장비의 홍수에 힘입어 매일같이 너무 많은 사진이 쏟아지면서 이미지 과잉의 시대를 넘어 이미지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지 오래다.
  이미 우리가 다양한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경험하고 있듯이 같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매체나 찍는 이의 물리적, 심리적 위치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관점의 사진이 등장할 수 있다. 따라서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팩트’보다는 ‘진실’이다. 그리고 진실의 공감대는 사진을 보여주는 이가 본 그 자체보다 그가 그로부터 느낀 점에서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지나친 단순화가 될 수도 있겠으나 포토저널리즘을 육하원칙에 근거하여 팩트를 전달하는 것이라 할 때, 다큐멘터리에서는 작가의 주관적 개입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이렇게 본다면 근래의 매체들은 포토저널리즘 사진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더 유연하게 틀을 확장하는 추세다. 분쟁지역부터 소소한 일상까지 여전히 세상에는 기록해야만 하는 의미 있는 일들로 가득하지만, 과연 전통적인 사진의 문법으로 얼마만큼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이런 현실 속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월드프레스포토에서 가장 뜨겁게 논의된 내용은 이렇듯 사진의 보여주기 방식에 대한 것으로 집중되고 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종이매체에서 인터넷으로의 전환과 이미지가 유통되는 속도의 눈부신 변화는 사진이 보다 사적이고 깊이 있는 해석을 곁들여 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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