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2 목 12:52
기획문화
[독립잡지선언]다섯번째 바톤, 작은 책들의 향연이보람 / 책방 헬로인디북스
송재영 편집위원  |  ulypuck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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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호]
승인 2014.06.14  15: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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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책방
헬로인디북스

   
 
  소규모출판물은 소통을 근간으로 한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로 꾸며진 책이기 때문에 한 권의 책을 완성해 유통시킨 제작자가 가장 목말라하는 부분은 높은 판매율보다는 책을 매개로 한 독자와의 소통이다. 그래서 독자와 제작자의 만남이 이뤄지는 북마켓의 의미가 각별하고 둘을 이어주는 책방의 역할이 중요하다. 
  타지역에 비해 소규모출판물 책방들이 밀집돼있는 홍대에 책방 ‘핼로인디북스’를 준비하면서 이곳만의 특징과 컨셉트로 잡은 것이 바로 이 ‘소통’이었다. 책방을 열기 전 필자 역시 책방의 손님이었고 한 사람의 독자였다. 그것도 오랜 기간 독립출판물을 봐온 열혈독자. 독자의 입장에서 늘 안타까운 점은 책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진 책인지, 지은이가 누군지, 스스로 찾아보지 않으면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았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헬로인디북스’ 책방에서는 책에 대한 소소한 정보를 손님들에게 알려주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얇은 책, 이런 사진, 이런 글을 자기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 뒷이야기를 알게 되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디자인을 몰라서 한글오피스로 편집하거나 심지어 손으로 오리고 붙여서 만들어진 책, 동네 길고양이를 1년간 돌보면서 촬영한 사진, 수년간 다녀온 여행사진들을 테마 별로 묶어서 출간한 사진집 등 용기와 노력 없이 만들어진 책은 없다. 그래서 만듦새나 퀄리티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모든 책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기획, 디자인, 제작, 유통까지 한 단계 한 단계를 어렵게 밟고 온 책들. 그 수많은 뒷이야기를 손님에게 전달하기 바쁘다. 자연스럽게 손님과 대화의 물꼬를 트니 별 것 없는 좁은 공간에 입고된 책 수량도 많지 않은 책방이지만 단골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이곳에 와서 편히 이야기를 하는 친구가 됐다. 10대 소녀에서 50대 어머니까지 손님 연령대도 다양하다. ‘헬로인디북스’ 책방에서는 책판매 공간 외 작은 전시 공간을 마련하여 소규모출판물 제작자라면 누구나 이곳을 이용하여 전시를 할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터의 원화 전시 또는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책을 만들기 전 영감을 받은 자료, 기획 스케치, 더미북, 표지 B안)을 전시하는 경우도 있다. 소규모로 모여서 제작자 주최로 다양한 워크샵도 진행했다. 손으로 만드는 진메이킹, 수채화, 꼴라쥬, 여행드로잉 등의 그림수업, 스노우볼 만들기 등. 이 모든 것이 제작자와 독자가 만나는 접점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서였다. 꼭 행사가 아니더라도 제작자들이 편히 방문하는 책방이라서 제작자와 독자가 조우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많다. 
  책방 문을 열고 반년 동안 배치를 수시로 바꾸고 있다. 작고 크고, 얇고 두껍고 개성 강한 사이즈와 판형 덕분에 작은 책방에서 소규모출판물을 효율적으로 진열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규격화돼있지 않은 이 책들 덕에 나는 매일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 연필로 직접 쓰고 그려서 지워지면 AS를 해주거나 본문은 없고 부록으로만 채워진 위트 있는 책들, 엄마의 처녀적 지은 시를 모아서 책을 만들거나 외할아버지 일생을 만화로 그린 따뜻한 책들, 언론고시에서 낙방한 사람이 스스로 매체를 만들겠다며 월간지를 창간하거나 패션포토그래퍼 입문이 힘들어서 스스로 패션화보집을 만드는 등, 열정을 담은 책들은 사랑스러울 정도로 하나같이 매력적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규모출판물의 매력을 알리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언제까지 책방을 할 거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고 그 책을 봐줄 사람이 필요한 이상 되도록 오래 책방을 운영하고 싶다. 좋아하는 일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이어가야겠지만, 종종 후회스러울 때도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생기거나 여러 가지 요인으로 마음 속 생채기가 날 때는 당장이라도 책방 문을 닫아버리고 싶지만, 그럴 때마다 상처받은 나를 치유하고 책방주인으로 다시 서게 하는 것은 사람들 때문이다. 내가 이어주고 싶은 제작자와 독자들이 뒤돌아보니 이 책방의 친구가 되어 있는 것이다. 내가 하는 가게가 물건을 가져오면 바코드로 ‘띡’하고 가격을 찍어 판매하는 편의점이 아니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을 늘 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그들이 힘들면 내가 쉼터를 제공하고 내가 힘들면 그들이 나를 위로해주는 공생관계. 그래서 나는 오늘도 책방 문을 힘차게 열고 들어간다. 오늘은 어떤 사람들이 찾아올지 기다리는 여행자가 되어서.

독립잡지 데이트 코스

   
 

  책방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을 벗어난 활동을 꼽자면 팟캐스트와 북마켓 주최이다. 책방과 동명인 ‘헬로인디북스’ 팟캐스트는 만화 및 에세이집 <어글리긱스>를 만드는 나미미님의 제안으로 함께 제작하고 있는 라디오다. 제작자 두 팀을 섭외하여, 가벼운 수다를 나누는 시간에는 꺼내기 힘든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현재 5회까지 업데이트 된 상태로 절망북스, <헤드에이크> 변영근 일러스트레이터, <아카이브저널>, <29>, <노처녀잡지>, <계간홀로>, 정승빈 일러스트레이터, 토끼도둑 일러스트레이터 등이 출연하여 멋진 입담을 자랑했다. (녹음할 때 맥주를 마시며 편히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음주방송이 많다) 앞으로 2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29세 제작자들의 특집과, 고등학생 제작자들의 특집을 기획하고 있다. 북마켓 ‘퍼블리셔스테이블’은 제작자와 독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대화의 장이다. 이곳은 ‘헬로인디북스’ 책방과 ‘스토리지북앤필름’, ‘피노키오’ 책방, ‘다시서점’ 등 작은 책방이 함께 만들어가는, 계절마다 열리는 장터이다. 2013년 여름, 몇몇 소규모출판물 사람들이 모여 제작자 중심의 장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아 바로 첫 번째 ‘퍼블리셔스테이블’ 행사를 추진했다. 참가자를 모집하고 장소를 구하고 홍보물을 제작해 뿌리고 협찬을 받으러 다니고, 한여름에 무던히도 뛰어다니며 40여 명의 제작자들이 참가해 행사를 개최했다. 사람 냄새나는 책시장을 만들자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이후 두 번째 행사는 양평역에서 파티형식으로, 그리고 세 번째 행사는 얼마 전 홍대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무사히 마쳤다. 방문율과 판매율이 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앞으로 개선해야할 부분이 더 많다. 점점 발전하는 북마켓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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