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국 / 와세다대 응용화학공학과 박사과정

 
 
  스마트폰 ‘갤럭시노트’의 배터리가 폭발해 50대 남성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벌어졌다. …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호주머니 안에 휴대전화와 배터리를 함께 넣어뒀는데 ‘펑’ 소리와 함께 터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스마트폰 리튬이온 배터리는 외부 압력이나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 등에 따라 발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확한 폭발 원인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 한편, 같은 날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는 애플 아이폰4S의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뉴욕시 마케팅 매니저로 근무하는 한 여성의 아이폰4S가 자체 폭발, 휴대전화 일부가 녹아내리고 산이 분비됐다.
                                                                                           (2013년 2월 4일 헤럴드경제)

  리튬 2차전지는 왜 위험한가? 

  리튬 2차전지를 이용하는 기기들에서 크고 작은 폭발 사고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리튬 전지 재료의 특성에서부터 찾아 볼 수 있다. 지난 기사에서도 설명 했듯이 리튬이라는 금속 재료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전지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금속 중에서 가장 가벼우면서 전기화학적 표준 전극 전위가 가장 낮다. 다시 말해, 리튬 금속을 사용하여 전지를 만들면 작으면서도 오래가고, 출력도 좋은 전지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리튬 금속은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매우 커서 취급 시에 조심하게 다뤄야 하는 금속이다. 위험물 관리법상 3류 위험물로서 자연발화성 물질 및 금수성 물질로 분류돼 있다. 즉 공기 또는 수분과 접촉 시에는 자연발화 하거나 가연성가스를 발생시키며 폭발적으로 연소한다. 따라서 금속 리튬 자체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용기의 파손이나 부식에 절대적으로 주의해야 하는 금속이다.

  금속 리튬은 최초 1차전지에 적용되었고, 연구개발을 통해 점차적으로 2차전지에 응용됐었다. 위에서 설명하였듯 수분과 접촉하면 폭발하므로, 리튬 전지에서는 비수계의 유기전해질을 사용해야 한다. 리튬 금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유기전해질을 사용하지만, 유기전해질은 인화성 및 가연성이 높은 단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유기전해질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폴리며 전해질, 이온성 액체, 고체 전해질 등을 전해질로 사용하여 리튬 이온 전지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리튬 금속을 2차전지에 이용할 경우,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동안 전극 표면에서 리튬 금속이 수지상으로 석출돼 안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수지상으로 석출된 금속 리튬이 분리막을 뚫고 반대쪽의 전극과 접촉할 경우 내부 단락을 초래하여 급속한 화학 반응이 일어나 내부 온도가 상승하게 된다. 그 결과 유기 전해질이 발화하여 폭발하는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안전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리튬 금속을 사용하는 대신 리튬 이온을 사용하는 전지를 개발했고, 현재 실용화돼 사용되고 있는 리튬 이온 전지까지 그 역사가 이어지게 된다. 오랜 연구와 개발 끝에 안전성에서 많이 발전하였지만, 사용 중 과방전, 과충전 또는 과전류 등이 일어날 경우 리튬 2차전지가 폭발하거나 발화할 수 있다. 특히 1개의 리튬 이온 전지 팩은 음극/전해질/양극으로 구성된 하나의 cell이 여러 개가 직·병렬로 연결되어있으므로 과충·방전 또는 과전류 등에 의해 cell 내부의 발열 및 열화현상이 가속화되고 그로 인해 유기전해질이 발화하거나 분해돼 내부에 가스가 발생하여 폭발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 밖에도 전지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불량이 있을 경우 전지내부 물질들이 공기와 접촉하거나 누출되면 안전성에 있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며 전해질이 발화하기도 한다.

안전한 리튬 이온전지 - PCM 보호회로, 안전한 전해질의 개발

  과충전 또는 과방전이라는 것이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리튬 이온 전지는 충전 시에는 4.2V를 완충 전압, 방전 시에는 2.8V를 완방전 전압으로 여기며 만약 이 범위를 벗어날 경우 발열 및 열화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현재 출시되는 리튬 이온 전지에는 과충·방전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회로가 함께 내장돼 있다. PCM(protection Circuit Module)으로 불리는 이 회로는 특정 전압을 넘어가거나, 특정 전압 이하로 내려갈 경우 충·방전을 자동적으로 정지시킨다. 또한 기기의 오작동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전류의 흐름이 발생할 경우도 전지의 작동을 정지시키는 기능을 한다.

  그밖에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액체상 유기전해질의 위험성 때문에 안전성을 높인 겔 상태의 용액을 사용하는 리튬 폴리머 배터리가 개발돼 휴대기기부터 전기자동차용 전지까지 폭 넓게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인화성이나 가연성이 극히 낮은 ‘이온성 액체’를 전해질에 응용하는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아직 상용화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전지 내부의 재료를 모두 고체상태의 물질을 이용함으로써 안전성을 높이는 전지도 개발되고 있다. ‘전고체 전지(all-solid-state batteries)’라고 불리는 이 전지는 액체상의 유기 전해질을 고체 산화물로 대체함으로써 폭발하지 않는 전지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전기자동차용 전지로 응용하기 위하여 일본의 도요타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무조건 위험한 배터리? 안전하게 쓰는 방법

  최근 리튬 이온 전지 셀(cell)을 구입한 후 직접 팩으로 조립해 사용하는 DIY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보통 리튬 2차전지 셀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체에서는 안전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폭발 등의 큰 문제가 우려되지는 않지만, 전지의 조립이 숙달된 전문가가 아닌 경우 그 위험성은 언제든지 도사리고 있다. 게다가, 간혹 PCM이 불량이거나 오작동을 하는 경우 적절한 전위 영역에서 충·방전을 정지시키지 못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충전이 끝난 기기는 충전기로부터 전지를 분리해 놓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휴대기기들을 자주 교환하다 보면 사용하지 않는 리튬 2차전지 또는 충전기 등을 가정에서 쉽게 찾을 수가 있다. 하지만 충전시 전지에 안정적인 전압과 전류가 다를 수 있으므로 각각 정품의 충전-전지 세트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리튬 2차전지는 메모리 효과가 없기 때문에 굳이 100% 방전 후 충전을 할 필요가 없으며 완전 충·방전을 반복할 경우 제한된 전극의 수명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전지 수명도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리튬 이온 전지의 경우에는 방전 시 수시로 충전시켜 주면서 사용하는 것이 전지 수명과 안전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전지의 성능의 저하는 고온 보다 저온에서 방지된다. 따라서 간혹 사용하지 않는 리튬 이온 전지를 투명 랩 등으로 감싼 후 냉동실에 보관하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지만, 수분이 발생하여 리튬과 화학반응을 일으키게 되면 폭발의 위험까지 있으므로 이러한 보관방법은 절대적으로 금지돼야 하며, 습도와 온도가 낮은 곳에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또한 리튬 이온 전지를 사용하지 않고 보관할 시에는 완충 또는 완방 상태 보다는 7-80% 상태의 충전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도 리튬 이온 전지는 내부 물질들의 상태가 불안정하게 되거나 전해질이 외부로 새어나오면 발화하게 되므로 충격과 열에 절대적으로 주의를 해야 한다. 또한 과충·방전이 안전성에 직결되므로 충전을 수시로 반복하는 습관이 배터리의 수명을 늘릴 뿐 아니라 안전 사고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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