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깊이 있는 지식의 갈망,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도전 등 저마다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대학원에 진학한다. 그러나 입학 후 배움이라는 과정의 첫 단계에서 설렘은 고민으로, 기대는 후회로 바뀌게 된다.
  대학원, 특히 특수대학원은 대학이라는 곳에서 기초적 학문을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각자의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 지식과 업무능력의 향상 그리고 직장 안에서의 가치를 높이고자 모인 사람들의 집단이다. 이렇게 학문이라는 기본바탕에 경험이라는 소스를 얹은 사람들에게는 이 둘을 잘 섞어 더 좋은 방향성과 한층 높은 전문성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 대학원이라는 젓가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욕구를 가진 자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훌륭한 교수진과 과목을 설계하는 것이 학교의 역할일 것이다. 하지만 정작 학교는 기본적인 배움과 경력을 갖춘 사람들에게 가산점을 주고 선별하여 뽑은 것이 무색하게, 일부 수업의 경우 이런 학생들의 학력과 경험은 고려되지 않은 듯, 지나치게 기본적이거나 수강 욕구가 낮은 과목을 개설하여 학생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물론 기초 학문의 탐구도 당연히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동일한 주제를 다루더라도 대상자에 따라 그 내용의 깊이와 전달방법은 달라져야 한다.
  하물며 실망스러움이 예상되는 과목의 수강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다. 정해진 최소한의 과목 안에서 선택은 사치가 되고 그저 주어진 학점을 채우기 위해 어쩔 수 없는 클릭을 한다. 학부에서 배웠고 직장 안에서 재교육까지 받았던 내용을 학점을 채우기 위해 6백만 원 가까운 엄청난 금액을 내고 입학한 대학원에서 또다시 들을 수밖에 없는 암울한 현실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제자리 배움에 지식과 정보도 함께 제자리에 머물며 심도 있는 학문연구의 기대와 꿈은 사라지고 쌓여가는 피로와 경제문제로 휴학과 자퇴를 고민하게 된다. 
  올해도 본교 대학원 등록금은 각각 일반대학원·전문대학원 3.0%, 수대학원 3.7%, 법학대학원 8%가 인상됐다. 무의미한 선택이 반복되는 수강신청의 현실 앞에 학교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대학원이 존재하고, 그곳이 우리의 피 같은 학비로 채워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학교는 변화해야 한다. 본교가 진정 사람·인재육성을 원한다면, 과목 개설과 교수배치에 더욱 신중을 기해 예비인재들을 향한 올바른 투자를 선행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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