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욱 / 사회학과 교수

 

  이번 학기 <대학원신문>은 처음에 기본 구도를 마련한 다음, 그에 기반해 한 학기 동안 안정적으로 발간됐다고 보인다. <대학원신문>은 학부생 기자들이 중심이 되는 <중대신문>에 비해 기획하기 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기획이 더 어려운 매체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한정된 지면 내에서 학교와 사회 현안도 다루고, 대학원생의 권리와 관련된 정보나 쟁점도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상이한 전공들을 포괄하는 학술적 내용도 다양하게 소개하고, 대학원생들의 글을 실을 수 있는 지면도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어느 한쪽에 좀 더 중심을 실으면 다른 쪽이 다소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문제가 늘 생기기 때문에, 새로운 색깔을 입히려 할 때마다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동반되기 십상이다.

  서두에 말했듯이 이번 학기 <대학원신문>은 나름 이런 고민들을 반영해 지면을 분할해 여러 기획의도를 동시적으로 잘 담아내려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포커스>에서는 ‘구조조정 가처분 소송’, ‘청소/시설 비정규직 노조 결성’, ‘유학생 인권 실태’, ‘중앙인 커뮤니티 게시물 제재 논란’ 등 매번 중앙대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다루면서 그것을 사회적 고리와 연결시키려는 노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주제를 선택해 다루는 방식이 훌륭했고, <대학원신문>다운 방식이었다고 생각된다. 그 다음 2면과 3면에서는 학내에서 진행된 대학원 관련 여러 행사들과 대학원생들을 위한 정보를 담고 있고, 그 다음 면부터는 <정치>, <IT>,  <사회>, <국제>, <미술>, <과학>, <예술> 등으로 주제를 나눠 한 학기에 걸쳐 기획기사를 연재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마지막으로 뒤쪽 두 면 정도는 대학원생들의 목소리를 담는 의견란도 잘 마련했다. 이런 구도는 <대학원신문>에 대한 복합적 요구를 나름 충실히 담아내면서 매호 안정적으로 발간할 수 있는 합리적 균형이었다고 보인다. 그리고 독자들이 관심 있는 분야의 주제를 따라 매호를 읽어갈 수 있는 장점도 지닌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한 쪽에 중심을 싣다보니 다른 쪽이 소홀해지는 문제가 눈에 띄는 것이 사실이다. 기획연재가 <대학원신문> 이번 학기의 핵심 내용인데, 거의 모든 필진이 외부기고로 채워지게 된 것이다. 물론 그것이 전문성을 높이는 의도를 잘 달성하는 데 도움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학원신문>이 사실 본교 대학원생들의 자치적 학술역량을 강화하는 통로이기도 하다는 점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각 주제 모두에 대해서는 아닐지라도 몇몇 주제에 대해서는 기획을 맡은 편집위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필진으로 참여하거나 아니면 첫 호에 좀 더 자세한 기획취지를 설명해주는 데 참여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첫 <특집호>에는 ‘한국의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실었는데, 기획을 잘 살리기 위해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안내 가이드를 제시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또 서평이나 공연·영화평 등은 대학원생들이 좀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는데, 이번 학기에는 찾아볼 수 없던 것도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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