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신문>으로 읽는 중앙대의 2013

 

  언론의 당위적 속성은 어떤 사건을 사회적 관계 속에서 보도하는 것에 있다. 물론 언론이 생산하는 모든 보도가 그런 성격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이데올로기 장치로서의 언론은 내재적으로 그러한 속성을 갖는다. 언론은 스스로가 갖는 이데올로기를 통해 어떤 사건을 분석·보도한다는 점에서 정치성을 내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지 또한 비판적 정치성을 갖고 학내의 다양한 이슈를 생산·확장·보도해왔으며, 그러한 관점은 기타 공식매체와의 차별성을 갖는 중요한 도구로 작동해왔다.

  언론이라는 창은 각 언론이 발딛고 있는 영역의 흐름을 미·거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일련의 추세를 제공한다. 본지의 발행주기가 3-4주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각 호를 개별적으로 독해할 수도 있지만 1년이라는 단위로 파악했을 때에는 학내 이슈의 주요한 흐름을 살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지가 생산한 지난 1년 간의 학내 이슈들을 총체적으로 정리함으로써 본교의 한 해를 함께 되짚어보려 한다. 

 
 

  본지의 보도비율로 구성되는 1년의 추세는 3시기의 흐름에 따라 ①대학원 등록금 인상, ②4개 전공의 폐지로 인한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의 투쟁, ③학내 비정규직 노동조합 ‘중앙대 분회’의 출범과 활동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흐름은 학내 이슈의 호흡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본지가 중요한 사건으로 문제 설정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첫째, 1시기로서 ‘대학원 등록금 인상 이슈’는 교육권이라는 보편적 권리의 측면에서 주로 분석됐다. 특히 학부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대학 교육비용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환류된 반면, 대학원은 그러한 인식의 사각지대로 존재해왔다. 학부생처럼 학생회 단위를 중심으로 조직적 움직임을 보이기 어려운 조건에 놓여있는 대학원의 특성상 언론의 역할이 특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었다. 둘째, 2시기로서 ‘학과 구조조정 이슈’는 신자유주의적 대중교육 재편 비판과 공대위의 활동을 주로 다뤘다. 지난 몇 년간 목도해온 본교의 학과 구조조정은 보편적 교육·다양한 교육이라는 기본권을 잠식하고 대학을 기업의 논리로 재편하려는 시도다. 이에 본지는 올해 벌어진 학과 구조조정 문제 또한 그러한 맥락에서 비판하고, 공대위 활동을 본교에서 중요한 이슈로 인식·연대·보도해왔다. 셋째, 3시기로서 ‘중앙대 분회 이슈’는 학내의 청소·시설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조 중앙대 분회를 결성하고 그/녀들의 권리를 스스로 찾아가는 활동들을 주로 다뤘다.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하청 용역회사에 의해 간접고용상태이다. 소위 ‘반찬값 노동’이거나 육체노동이라는 이유로 저임금과 장시간의 노동시간에 처해있는 그/녀들이 각각의 목소리가 아닌 단결된 투쟁으로 스스로의 현실을 변혁하려는 시도가 중앙대 분회의 활동이었다. 중앙대 분회의 투쟁은 하반기를 경유해 지속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본지에서 독해할 수 있는 한 해의 중요한 세 가지 흐름은 모두 정치적인 것들이다. 이는 본지가 이 사건들을 정치적으로 독해해서가 아니라 학교 내/외부 자체가 그야말로 정치의 공간이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정치를 우회하고는 어떤 의미도 읽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단지 사건을 읽어내는 시선과 문제 틀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학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정치의 틀 속에 자리 놓이게 된다면, 비판 기능은 언론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될 것이다. 본지는 다양한 학내 이슈를 비판적 시각으로 재생산함으로써 획일적 보도에 갈증을 느끼는 학내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혀 왔다. 비판기능을 상실한 언론은 주인 앞의 앵무새가 될 수밖에 없다. 본지는 그러한 기능을 주요한 임무로 삼아 더 확장된 시야와 분석으로 매해 거듭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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