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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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낡은 '우리'와 새로운 '우리'
김건우  |  madein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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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호]
승인 2013.10.24  07: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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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단어는 공교롭게도 ‘우리’다. ‘우리’는 보통 나를 포함한 집단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규정하는 정체성을 ‘우리’에게 투사하는 동시에 ‘우리’로부터 습득한다. 그러한 ‘우리’는 내부와 외부를 기초로 각각의 집단성을 공고히 한다. 역사적으로 그러한 ‘내(외)부 만들기’ 기획은 근대국가의 출현과 함께 탄생한다. 근대국가는 내부와 외부의 적대를 은폐해 자연발생적인 형태로 민족(국가), 국사, 표준어 등을 발명해 내부를 결속시키는 장치로 이용한다. 하지만 특정한 국면, 특히 공황이나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그러한 내부의 경계는 극히 축소돼 대다수 민중들은 생존의 경계선 밖으로 내쫓긴다. 이러한 경계 설정의 원리는 이주노동자들이나 여성에게 더욱 가혹하다. 그야말로 ‘우리’라는 내부 속에 무한 작동하는 또 다른 ‘내(외)부’의 경계 짓기이며, 이는 우리·민족이라는 공통분모 속에 은폐된 계급적대를 상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내/외부의 불편한 경계짓기를 한진중공업, 쌍용자동차, 강정 해군기지, 밀양송전탑 투쟁 등에 관한 보도에서 마주해 왔다. 국가폭력과 자본에 맞서 새롭게 형성된 ‘우리’는 불순한 외부로 호명돼 자리를 상실한다. 불순한 외부세력이 당사자 내부의 몇몇을 선동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폭력적인 투쟁과 저항이 발생한다는 논리가 그것이다. 이 공간에서 우리는 철저히 당사자(순수한 내부)와 그 외(불순한 외부)로 분열되고 후자는 정치의 외부로 상정된다. 순수한 내부 외에는 누구도 이 신성한 정치의 내부로 입장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바로 이 자리에서 ‘하나의 국가(민)’라는 이데올로기의 거짓과 마주하게 되고, 동시에 여기서 새로운 ‘우리’라는 정체성이 출현한다. 

  우리는 그러한 ‘우리’의 분열과 형성을 본교에서도 마주할 수 있다. 본교의 청소·시설노동자들은 지난달 공공운수 서경지부 소속의 비정규직 노조 ‘중앙대분회’를 설립했다. 그/녀들은 그동안 노동자로서 학내생활공간들을 청소·관리해왔지만 정당한 권리로부터 배제된 채 저임금과 장시간의 노동으로 ‘우리’의 외부에 존재해왔다. 하지만 그/녀들은 이제 ‘우리’로 인정해주지 않은 학교와 용역업체에 맞서 스스로 새로운 ‘우리’를 형성했다. 그러한 새로운 ‘우리’는 낡은 ‘우리’와는 다른 정치를 포함하고 있으며, 바로 여기가 온갖 낡은 ‘우리’의 환상을 뒤집을 희망과 동력이 발견되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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