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진 /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석사과정

 
 
 

  최근 비만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건강을 챙기거나 외모를 가꾸기 위한 지방제거에 관심이 높아졌고 ‘지방 흡입’ 같은 의료적 방법들이 많이 생겨났다. 그러나 이러한 수술을 통한 방법은 환자의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지방흡입 부위의 패임, 통증 등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최근에는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새로운 지방제거 방법으로 포스파티딜콜린 합성제제를 이용한 비수술적 방법이 등장했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포스파티딜콜린 합성제제(리포빈Ⓡ)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두에 많이 들어 있는 성분인 93%의 포스파티딜콜린과 이를 용해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2.4%의 데옥시콜린산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의 인기 여가수인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이 주사를 맞고 살이 빠졌다는 소문이 돌면서 더욱더 공공연하게 시술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 주사제는 염증작용과 세포 괴사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키며, 정확한 용량도 정해져 있지 않아 의사들의 소견에 따라 사용 용량이 달라지는 등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례로 2004년 미국 펜실베니아주 보건국은 포스파티딜콜린 정맥주사 중 생긴 이상반응에 대해 발표했고, 2008년 미국 피부과 학술지에서는 종아리에 포스파티딜콜린 합성제제 주사를 맞은 후 지방괴사 덩어리가 발생한 케이스를 보고한 바 있다. 이처럼 포스파티딜콜린과 관련해 논란이 잦아지자 200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약물의 효능과 안전성을 보증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안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포스파티딜콜린 주사제는 여전히 성형외과 및 여러 곳에서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전 연구에서 지방 분해 시 세포괴사에 관여하는 물질이 포스파티딜콜린이 아닌 데옥시콜린산의 영향이라는 것을 밝혀낸 바 있다.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현재 연구에서 쥐의 발 피하에 포스파티딜콜린과 데옥시콜린산 그리고 포스파티딜콜린 합성제제를 투여해 부종과 백혈구의 침입 등 여러 염증 후 반응들을 관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서는 염증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먼저 6주령의 실험쥐들을 총 9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대조군 1그룹, 포스파티딜콜린을 용량에 따라 2-5그룹에 투여하고, 데옥시콜린산도 용량 별로 6-8그룹에, 마지막 9그룹은 포스파티딜콜린 합성제제를 쥐의 발 피하에 투여했다. 이후 네 시간 동안 염증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쥐를 케이지 안에 두고 변화를 관찰하였다. 그 결과 포스파티딜콜린과 포스파티딜콜린 합성제제를 투여한 그룹에 비해 데옥시콜린산을 투여한 그룹에서 육안으로 구별 가능할 정도로 심한 부종이 관찰됐다. 이는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과 같은 염증지표와 염증반응 식별에 사용되는 지표가 데옥시콜린산을 주사한 그룹에서 더 높게 나타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앞서 말한 실험결과와 여러 논문 결과들이 말해주듯이 포스파티딜콜린합성제제의 사용 자체가 지방 분해에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FDA에서도 지방 제거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데에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효과적인 지방제거를 위한 정확한 용량이 정해져 있지 않다. 또한 연구 결과 데옥시콜린산이 포스파티딜콜린보다 부작용을 일으키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현재 시판되고 있는 포스파티딜콜린 합성제제의 사용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일반적인 용량에 대한 연구와 염증반응을 덜 일으킬 수 있는 포스파티딜콜린 용해제의 개발 등을 통해 먼저 안전성을 확보한 뒤 통용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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