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 지부 중앙대분회(이하 중앙대분회)’가 출범했다. ‘중앙대분회’에는 청소노동자뿐만 아니라, 시설노동자까지 포함돼 있다. 이들 노동자들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사실상 사용주는 중앙대학교지만 고용주는 용역업체인 ‘TNS 개발주식회사’와 ‘금성 소방산업주식회사’다. 이번 비정규직 노조 출범식은 학내에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에 반해 노동자들의 상황은 여전히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앙대분회는 출범 이후 청소노동자들이 고용된 ‘TNS 개발주식회사’와 본격적인 교섭을 시작했다. 최초 교섭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법학관(303관) 휴게실에서 약식으로 진행됐다. 노조 측에서 사측에 ‘실제 근무 장소인 교내에 공간을 마련해 교섭에 응하라’고 요구했으나 사측이 실질적인 공간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2차 교섭은 2일 오전 10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쟁점은 기 체결된 단체협약을 준수하고 이후 교섭에 성실히 임하기로 약속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기본합의서 작성’이었다. 그러나 사측은 단체협약을 검토한 이후 기본합의서를 작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본합의서 작성’을 미뤘다.

  하지만 3차 교섭에서 사측은 기 체결된 단체협약 내용을 검토한 결과 ‘근로시간 차이, 회계연도 불일치 등’의 문제로 결국 기본합의서 작성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문제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본교측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3차에 걸친 교섭이 결렬된 이후 노조는 사측에 추가 교섭을 요청한 상태며, 이후에도 교섭과정은 계속 될 전망이다.

  단체협약과 관련해 사측이 지적한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사측과 학교 본부의 협의·조정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사측이 이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17일 중앙대 서울캠퍼스 총무팀 강승우 주임은 “(용역)업체쪽에서 요청하는 것에 대해 지원하려 하고 있지만, 업체로부터 교섭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아직 정식으로 요청받은 바는 없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사측이 교섭 결렬에 대한 책임을 학교에 미루고 실질적인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지부진한 교섭 진행 상황과는 달리 학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움직임은 점차 활발하다. 점심시간 선전전을 진행하기도 하고 조합원들은 근무 시간에 ‘최저임금 대폭인상! 생활임금 쟁취!’라고 적힌 조끼를 착용해 자신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또한 출범식 이후 노조 가입자 수는 꾸준히 늘어 이달 현재 70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조 출범 이후 학생들은 중앙대 비정규직 노동자 학생 서포터즈 ‘비와 당신’을 발족했다. 서포터즈에 참여하고 있는 권세은 씨(정치외교학과 4학년)는 “노동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힘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지속적으로 휴게실을 방문해 노동자들을 만나고 추후에는 학내 문화제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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