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4일,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결성 이후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위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열악한 근무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것은 그동안 좀처럼 조직되지 않았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움직임에 나선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이다.

  간접고용에서는 고용주와 사용주가 분리되어 노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 때문에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또한 정규직에 비해 고용 상태가 불안정하므로 부당한 처우에 대항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결성되는 것은 사실상 무척 힘든 일이며, 결성 이후에도 치졸한 노조탄압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와 같은 문제의 구체적인 사례는 대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11년 초 홍익대에서는 노조가 결성되자 학내 시설관리/청소노동자가 전원 해고되는 사태가 일어나 장기간에 걸친 투쟁이 진행되기도 했다. 올해 8월에는 전남대에서 청소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했다는 이유로 근로자 휴게실의 에어컨 전력공급을 중단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드디어 본교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정식으로 출범을 선언했다. 비정규직 노조는 “그동안 10시간이 넘는 연장근무와 토요 근무에 시달려왔으며 4년째 동결된 임금에 대한 근거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교측이 적극적으로 함께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본부와 용역업체는 이제라도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본교에서는 다른 학교의 사례처럼 합법적인 노조 활동에 대한 치졸한 탄압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이런 방식의 대응은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일으킬 뿐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 역시 비정규직 노조에 대해 적극적인 응원을 보내야 한다. 지금까지 시도된 ‘어머니께 인사 건네기 운동, 어머니들과 함께 밥 먹기 행사’와 같은 온정주의적 시각의 접근은 오히려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해 온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동정이 아닌 연대와 지지를 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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