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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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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분과 권력의 공통분모
윤정기 기자  |  wood0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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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호]
승인 2013.10.02  15: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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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우리가 비평할 수 있는 것들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미 대부분의 사회정치적 텍스트들은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컨텍스트에 지배당했고, 우리는 언제나 텍스트의 외부에서 해석의 실타래를 찾아 헤맨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민주주의를 들먹이며 이 위기의 시대를 극복해나갈 대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른 누군가는 국가와 사회를 위협하는 공산주의자들을 모조리 몰아내야 한다고 말하고, 거기에 어떤 이는 이석기 같은 빨갱이는 다 잡아 사형을 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부연한다. 반면 또 다른 이는 민주주의나 공산주의가 뭔진 아냐고 따져 묻고, 사실 이석기는 아무런 죄가 없다고 법리적 해석을 들이댄다. 이렇듯 비평적 코멘트들은 하나의 정치적 사건에 잇대어 끊임없이 생성/소멸한다. 이어 사회적 비평에서 나아간 담론의 형성은, 마치 어떤 제동장치에 의해 고정되거나 치우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비평의 공간들은 과연 얼마나 ‘주체적’인 것인가?

  지난달 26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4명은 ‘형법상 내란음모 및 내란선동,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구속기소의 주요 증거로 혁명조직(RO) 녹취록과 조직원 진술을 꼽았다. 더불어 RO를 비밀지하혁명조직으로 규정하고, 4개 지역조직(경기동부, 경기중서부, 경기남부, 경기북부)과 재정사업체까지 가진 위험한 조직이라고 밝혔다. ‘주체사상을 연구, 전파·보급한다'는  이 조직의 목표는 무려 ‘남한 사회의 자주·민주·통일의 실현’이다. 이에 더해 이 의원의 자택에서 이적 표현물까지 쏟아지자, 소문이 현실이 된 야당의 근심과 대중들의 분노는 함께 늘어갔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과 관련된 그동안의 수많은 의혹과 분노가 희석되고, 그 분노를 뒤엎을 ‘익숙하지만 새로운’ 분노들이 출현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문제는 분노의 생성·출현보다 그것의 형태·속성과 관련돼 있다.

  분노는 쉽게 전파된다. 그리고 이 단순한 사실이 ‘주체적 비평’이라는 허울에게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이유는 우리가 ‘공분’을 통해 집중·표출시키는 현실정치의 맥락들이 스스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통해 잘 드러난다. 요컨대 ‘이석기’라는 텅 빈 기표의 과잉소비를 통해 우리가 재확인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중-정치비평의 불가능성이다. 이는 반대로 대중-정치비평이 분석적 제스처와 관련 없이 그것을 실행시키는 모종의 힘, 다시 말해 대중의 분노라는 상상적인 힘에 잠식당할 수밖에 없음을 상기시킨다. 나아가 무엇보다 그러한 힘이 가진 결속력과 폭력적 담론화를 생각할 때, 이석기라는 공적이 들춰내는 공간은 우리가 항상 경험했다고 믿지만, 결핍된 채 뒤에 남겨둘 수밖에 없었던 ‘민주주의’라는 선험된 유토피아를 떠올리게 한다.

  결국 이러한 공분이 멈추는 지점은 그 자신에게로의 외상적 회귀, 즉 대중(의 분노) 스스로가 지시했던 장소에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 상태를 의미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전파라는 수단을 통한 공분/비평의 확장은 이제 그 동학으로 인해 스스로의 텅 빈 소멸의 지점을, (박근혜라는)새로운 권력의 컨텍스트가 내재한 안보주의와 통분해 하나의 공통분모로 삼는다. 만약 우리에게 아직 이석기에 관한 음험한 정치비평적 감상이 남았다면 그것이 이러한 공통분모로부터 촉발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에게 비평의 공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과는 별개로 이러한 공분과 권력의 공통분모는 나날이 그 항을 확장시키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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