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7월 세종대, 울산대, 부경대의 실험실에서 잇달아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1999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실험실 폭발사고 이후 14년이 지났지만 매년 끊임없이 발생하는 사고 소식은 여전히 대학 실험실이 안전 사각지대임을 말해주고 있다.

  대학 실험실은 각종 유해물질과 폭발성 시약들로 인해 실험과정에서 유해위험물의 폭발, 유해성가스 흡입에 의한 중독 등 다양한 위험이 도사리는 곳이다. 따라서 자칫 방심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한 잠재적 화약고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최근 조사된 미래창조과학부의 보고에 따르면 대학 실험실에서 안전사고는 매년 100여 건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정부와 대학의 적극적인 대책마련과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학 실험실 안전사고는 대학과 학생들의 안전불감증과 정부의 지원 미비 등 다양한 원인들로 인해 악순환되고 있는 것이다.

  본교 또한 작년 생체방어조절 연구실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경미한 수준의 사고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안전사고의 사례가 적다고 해서 대형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현재 본교는 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있다. 실제 비상상황 시 대처방법을 숙달할 수 있는 오프라인에서의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이 거의 부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실험실 안전담당자 시스템도 문제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실험실은 학생들 중 한 명이 안전담당을 맡아 관리하고 있으며, 선배에게 인수인계를 받고 있기 때문에 실험실에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안전담당 전문 인력이 없다. 이뿐만 아니라 예산이나 공간 부족으로 인해 위험한 실험을 위한 특수 건물이나 안전시설도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공계열 대학원생들은 연구를 위해 유해위험물질이 가득한 화약고와 같은 곳에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잠을 자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철저한 사고 예방과 그에 따른 지원이 필수적이지만 많은 학생들이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이들은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안전불감증을 넘어 안전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본교 또한 안전사고가 적다고 방심할 것이 아니라 대형사고에 대비해 사고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구조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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