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근 /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2010년 이후 진학하는 학생들을 상담・지도하다보면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스스로 개척하거나 현재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지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대학졸업시점까지 전공분야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대학원에 진학하고 나서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진로를 수정하여 졸업 이전에 취업전선으로 뛰어드는 경우도 있다. 이러다보니 스스로 택한 학문에 대한 자부심은커녕 단지 취업에만 매달리게 만드는 사회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런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수로서 상당히 난감한 경우가 많다.

  정치인들은 건설공사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선거에서 이를 자신들의 업적으로 홍보하지만, 정작 당선 이후엔 관련 건설회사들을 모두 도둑인 양 몰아세우고 그 동안 사회에 기여한 공로와 많은 희생의 결과물을 마치 건설회사들이 자의로  개인적인 부를 축적한 것이라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런 현실을 보고 학생들이 어떻게 자신이 속해 있는 학문에 비전을 갖고 사회에 공헌 하겠는가? 왜 몇몇 개개인의 잘못을 건설환경인 모두의 잘못으로 인식하여 건설산업 전체를 절벽 아래로 떠미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렇게 사회가 바라보는 관점이 극명하게 대립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과거 건설인 몇몇의 잘못된 행동, 국가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던 시기에 이뤄졌던 각종 비리들, 그리고 부도덕한 여러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과오 등이 그것이다.

  근대에 들어와 새로운 재료가 개발되면서 열악한 환경에도 초대형의 건물을 짓고, 바다를 메워 공항을 건설하고, 바다를 가로지른 교량을 건설하고, 심지어는 각종 도로와 터널 그리고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먹는 물을 제공하는 댐과 도심지 지하에 시설되어 있는 상하수도 시설, 도시가스나 전력을 배분하는 지하공동구들을 건설하는 분야가 건설환경분야다. 즉 우리들 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접해있고 편한 생활을 영위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학문분야가 바로 생활복지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을 누가 하고 있고, 어느 학과에서 이를 배우고 실행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관련학과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이 구조물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일과 그에 따른 희생의 강도를 체감하긴 어렵겠지만, 우리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사회시설들이 건설환경인들의 많은 희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이용해달라는 자그마한 바람은 무리일까. 외국과 같이 건설이라는 학문이 Civil Engineering으로서 사회와 국민들의 생활과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는 학문으로 이해되며, 건설환경인들이 존경 받는 기술인임을 사회에 알림으로 자부심을 느끼게 만들수는 없는 것일까. 건설환경공학은 하드웨어적 복지를 구현하는 밑거름임을 우리는 인지하고 또 알려야 한다. 그러므로 이 학문이 생활복지의 가장 큰 축이자 우리생활과 밀접한 작은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학문임을 원우들이 알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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