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구조조정의 전면 백지화와 합리적 학문개편을 위한 학생·교수·본부간 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은 해당 전공 13학번 대표, 중앙문화, 인문대 학생회장의 발언 순으로 진행됐고, 해당전공 대표들은 ‘공동대표기자회견문’을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정태영 공대위원장(비교민속학전공 3학년)은 “기본적인 대화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구조조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구조조정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닌 대화를 통한 합의점을 찾으려는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김호섭 인문사회계열 부총장은 구조조정 대상과 절대 소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일방적 구조조정의 전면 백지화를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공대위는 3천여 명의 학우들이 서명한 탄원서를 가지고 본부 측과 대화를 시도하며 총장실로 진입하려 했으나 교직원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결국 계속된 대화 요청을 통해 이날 오후 4시 공대위는 이용구 총장과의 면담을 약속받아 처음으로 총장과의 대화의 자리를 갖게 됐다. 면담에는 박상규 기획관리본부장, 한상준 교무처장, 학생지원처 교직원과 해당 전공 대표, 대학원 대표, 13학번 대표, 그리고 원총회장, 학내언론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50여 분간 진행됐다. 
  면담 과정에서 이용구 총장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 본교의 대외적 평가를 높이고 4천6백 명 학우의 미래를 담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현 구조조정의 배경을 밝혔다. 결국 구조조정은 대학발전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소수 학문의 희생임이 여실히 증명된 셈이다. 또한 대학원 학문단위과 관련해 “앞으로 대학원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전공 구조조정 결정이 내려진다면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구조조정 관련 면담은 이미 구조조정은 마무리됐으니 재고할 생각이 없고, 후속 조치에 집중하자는 또 다른 형식의 통보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해당 전공 학생대표들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회개발대학원 청소년전공 대표 심묘탁 씨는 “구조조정의 책임은 학생이 아닌 학교에 있다”며 “해당학과의 학생·교수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과를 잘 키우지 못한 본교 정책 담당자들이 학생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공대위는 본관 앞 구조조정 백지화를 촉구하는 천막농성을 시작했으며, 모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김슬기 편집위원 | skkim9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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