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0.9 금 13:00
기획사회
[사회]청년친화적 신 노동시장 형성박 동 /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김슬기  |  skkim9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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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호]
승인 2013.04.24  13: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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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드라마 <직장의 신>이 높은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다. 정규직 중심으로 짜여진 직장내에서 걸출한 비정규직이 등장해 기존 노동시장 질서에 대해 파격적인 도전과 비범한 능력을 과시하는 내용이다. 그녀는 온갖 종류의 자격증을 가졌으며 뛰어난 업무처리 능력을 보유했지만 3개월이면 짤릴 운명을 지닌 비정규직에 불과하다. 이처럼 능력이 출중하다고 하더라도 비정규직으로 직장생애를 시작한 노동자들은 평생을 비정규직으로 전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2월 기준으로 청년고용률이 39%대로 하락해 사상 최악의 청년 고용난을 겪고 있다. 작년 대졸자 평균취업률은 59.5%로 40%가 넘는 대졸자들이 사실상 실업상태다.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이 거의 원천봉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도 절반 이상이 파트타임, 임시직 등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취업하고 있다. 

  이처럼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는 소위 ‘삼포 청년’들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바야흐로 청년고용문제는 단순한 일자리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새로운 모순으로 굳어져 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난해 총선과 대선에서 20-30대 청년층과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투표행태가 정반대로 나타난 것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지역대결 구도에 못지않은 새로운 균열라인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청년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다양한 해석들이 제기돼 왔다. 첫째, 청년층의 일자리를 중장년층이 독점해 세대간 일자리 경합이 존재한다는 해석과 세대간 일자리 경합은 실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존재한다. 둘째, 청년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서 일자리 미스매치가 발생한다는 주장과 청년층에 걸맞는 새로운 노동시장 형성이 지체되고 있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지나친 교육열로 인해 청년들이 학력인플레 상태에 있다는 주장과 지식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학력화 현상이 오히려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상반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주장에 있어 어떠한 입장을 견지하던간에 분명한 사실은 청년세대들이 이전 세대가 겪지 않았던 일자리 대란으로 인해 ‘잃어버린 세대’가 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희망을 잃어버린 청년들의 암울한 미래는 곧 대한민국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청년층을 위한 새로운 노동시장 형성의 필요성 

 
  과거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는 농촌의 수많은 노동력이 도시로 이동하면서 일자리 확대와 산업사회의 발전이 동시에 이뤄졌다. 이러한 손과 발에 의존하는 산업경제 패러다임은 이제 두뇌를 기반으로 하는 지식기반사회 또는 창조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행되고 있다. 이것이 시작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는 대규모의 신규 노동시장 형성은 지체되거나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청년문제가 발생하게 된 근본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노동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처한 조건 속에서 청년들과 중장년층 간에 일자리 경합이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청년들을 위한 새로운 노동시장이 구축되지 못한 상태에서 기존 노동시장은 세대간 일자리 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경우 모체기업 노동자들의 평균연령은 50세에 달한다. 이들 노동자들은 대부분 30세에 입직했으며 20년이 지난 지금도 동일한 일자리를 지키고 있다. 심지어 일부 기업에서는 ‘일자리 세습’이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산업을 비롯한 대규모 장치산업의 내부노동시장은 세대간 일자리 경합과 정규직-비정규직 사이의 치열한 일자리 전쟁터로 변모하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과 기업에서는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출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수많은 연구보고서들이 제출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업단지는 우리의 청년들이 아니라 외국인근로자들로 가득차 있다. 약 80여만 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제조업 일자리 등 저임금 일자리만이 아니라 숙련노동까지 분담하면서 국가적 수준에서 숙련단절이 발생할 가능성조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이 심각한 것은 대규모 일자리 상실 위기 가능성 때문이다. 조선산업의 경우 숙련노동력의 규모에 따라 영국, 그리스, 미국, 일본, 한국 순으로 그 입지가 변화해 왔으며 앞으로 중국으로 변화해 가는 중에 있다. 

  국가적 수준에서 청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청년 친화적인 창조산업만이 아니라 ICT, 과학기술 등과 융합해 기존산업의 근본적 혁신을 이뤄내는 일이 중요하다. 아울러 신산업분야에서 혁신창업을 통해 신개념의 노동시장을 창출해내야 한다. 청년들의 입장에서는 기존 노동시장으로의 부분적 편입이 아니라 혁신창업 등 전혀 다른 새로운 노동시장 창출을 통해 자신들이 주도하는 고임금의 안정된 일자리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 과제이다. 이는 정부의 입장에서도 시급히 해소해야 하는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필자가 전국의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지식기술창업 조사결과에 따르면 약 75%의 교수나 창업보육센터 관계자들의 경우 청년창업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 청년창업이 대규모 연구개발비, 설비투자를 수반하기 때문에 청년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반해 절대 다수의 학생들은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얼마든지 창업을 통해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줬다. 학교 내부에서조차 교수와 학생 사이에 건너기 힘든 세대간 격차가 존재하며 이는 날로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대간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청년층을 위한 새로운 노동시장의 형성은 사회 전반의 재구조화 등 수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청년친화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감내해야 한다. 아울러 중장년층은 조기은퇴에 따른 정년연장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필연적으로 세대간에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서로 상충되는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세대간 사회적 대타협이 필수적이다.

  청년세대들을 위해서는 첫째, 창조적 아이디어 숙성을 위한 교육·훈련 생태계의 조성 둘째, 기존산업이 포괄하지 못하는 신산업 분야에 대한 정부의 투자확대 및 창업·취업을 통한 새로운 노동시장의 형성, 셋째, 대기업·중소기업·창업기업 등 각 주체들 사이의 공정한 역할분담과 혁신적 아이디어, 혁신기업의 공정한 성장을 보장하는 기업질서의 구축 등을 필요로 한다. 

  중장년층 노동자들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노후보장을 위한 사회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 베이비부머(1955-63년생 총 712만 명, 전체인구의 14.6%)의 본격적 은퇴가 예고되면서 이들의 제2인생 설계 방안을 비롯한 고령자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소위 ‘100세 시대’의 도래는 기존의 20-50-80(20대까지 공부하고, 50대까지 일하며, 80대까지 노년을 보낸다는 뜻)체제를 30-50-90체제로 뒤바꿔 놓았다. 그 결과 과거보다 훨씬 적게 일하고 더 많은 세월을 수입 없이 살아야 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금문제, 고령자 빈곤문제 등 사회적 대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세대간의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적절히 조정하고 사회적 소모전을 조기에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청년세대와 중장년세대 사이의 사회적 대화를 위한 협의의 장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동안 노사정위원회에서는 노사간 쟁점을 중심으로 사회문제에 대한 대화와 타협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제 계급의 문제가 세대의 문제로 전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노사간 쟁점만이 아니라 새로운 이슈를 다룰 협의채널이 새롭게 마련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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