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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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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저항의 저항
박지혜 기자  |  utois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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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호]
승인 2013.04.04  12: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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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1일 <연세춘추>가 발행될 예정이었으나 그 자리를 대신해 ‘백지 호외호’가 발행됐다. 이는 학교 측에 일방적인 예산 삭감에 따른 ‘경영난’에 대한 항의의 뜻이었다. <연세춘추>는 학생들이 내는 구독료로 제작돼 왔으나 등록금 제출 방식이 변경돼 구독료 납부가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구독료 납부율이 급감해 신문 발행이 어려워졌다. <연세춘추>는 호외에 실린 ‘정론직필(正論直筆) 기치 꺾는 연세대에 고함’이라는 성명서에서 “인쇄비만 남겨두고 다른 모든 비용을 대폭 줄이는 행태는 결국 언론탄압과 다를 바가 없다”며 학교 측을 비판했다.

  이는 비단 <연세춘추>뿐만 아니라 전체 대학언론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달 6일 학보사 편집장 등으로 이뤄진 서울권 대학언론사협의회가 긴급회의를 갖고 학내언론의 위기에 대한 공동대책을 논의할 정도였다. 실례로 고려대 학보인 <고대신문>은 이번 학기부터 발행부수가 줄었고, 한양대 학보인 <한대신문>은 지면을 12면에서 8면으로 줄였다. 건국대․성균관대․한국외대의 학내언론들은 편집권 갈등으로 위기에 처하면서 신문발행이 줄거나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학내언론에게 자행되는 언론탄압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과거 언론탄압은 검열이나 편집권과 같은 정치적 문제로 가시화됐지만 현재는 그와 더불어 자본주의 논리로 자행된다. 이른바 경제적 ‘효율성’이 그 근거가 된다. 이에 따라 구독율이 적거나 운영비가 많이 든다는 근거로 대학언론에 대한 지원을 대폭 삭감하거나 부수를 줄이는 만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이번 <연세춘추> 사태에서도 이 현실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학교 측이 ‘경영난’에 고심하는 학보사에게 “스스로 광고 수주에 힘을 쏟아 수익을 내야한다”고 말한 것이다. 여기서 대학언론은 스스로 돈을 벌어와야 하는 존재로서 ‘효율적 경영’과 ‘마케팅’의 주체가 된다. 대학이 기업화됨에 따라 학내언론 또한 기업의 효율성을 잣대로 그 존재가치가 평가되는 것이다. 이는 명백한 언론탄압이다. 학보사의 존재가치를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백지는 검열의 결과나 탄압·불의에 대한 저항을 의미한다. 무저항의 저항인 것이다. 이번 연세춘추 사태는 대학 나아가 자본주의에 맞서 대학언론의 존재가치를 재사유하게 한다. 대학언론은 자본주의가 주창하는 경제적 효율성을 대변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을 비판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대학언론은 대학의 것이 아닌 우리의 자치권이다. 이 야말로 우리가 그들의 ‘침묵 아닌 침묵’에 귀 기울여야 할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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