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1.11 수 11:46
기획문화
[문화] 다문화사회의 미디어 재현과 운동정의철 /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윤정기 기자  |  wood0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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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호]
승인 2013.04.04  00: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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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일민족’ 신화 속에서 다문화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했던 우리는 최근 다문화사회로의 이행을 경험하고 있다. 노동력 부족과 노동비용 절약의 요구가 이주노동자를, 농촌 결혼 문제와 저출산 문제는 이주여성의 유입을 증가시키고 있다. 2005년 파리 방리유에서 일어난 소요사태는 내재화돼 있던 이민자에 대한 축적된 인종주의가 주원인이었다. 인종·문화간 갈등에는 미디어가 영향을 주는데, 프랑스 언론은 이주민이 늘어나면서 이주민을 위협적으로 묘사하기 시작했다. 인종적 증오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미국에서도 언론이 ‘우리’와 ‘그들’로 이분법화하고, ‘타자화’하는 프레임을 통해 문화 간 갈등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종·문화적 소수자이자, 정치·문화적 권리의 약자인 이주민에 대한 미디어 재현을 점검하고, 이주민 미디어 운동에 대해 탐색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미디어는 문화에 대한 간접경험과 학습의 장을 제공하며 이주민의 일상은 물론 이주민정책에도 영향을 준다. 다문화사회의 1단계에서는 경제적 권리, 2단계에서는 정치적 권리, 3단계에서는 소수집단의 ‘정체성 인정’, ‘문화적 생존’ 및 ‘커뮤니케이션할 권리’가 중요시된다. 우리나라는 이주민의 복지와 인권 개선에 치중하는 1단계에 있으면서 커뮤니케이션 할 권리의 문제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또한 이주민에 대한 정치·경제·법적 차별제거와 함께 이주민의 미디어 접근과 활용능력, 표현의 권리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미디어와 같은 공론의 장으로부터의 배제는 소속감 상실과 일탈을 낳으며, 이는 곧 다문화사회 갈등의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숙고하고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
 


주류미디어의 ‘타자화’ 프레임


  미디어에 의해 매개되는 세상에서 ‘덜 재현되는 것’과 ‘잘못 재현되는 것’은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의 무력한 상태를 강화할 수 있다. 미디어 재현은 이주민에 대한 근심과 두려움, 위기의식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또한 ‘문제화’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주제를 정의하며, 해결책을 제시하고, 개입을 유도한다. 캐나다 미디어에서는 아시아 이민자를 ‘타인’으로 규정하고 문제 집단으로 바라보는 인종주의가 강하다. 유럽중심 헤게모니에 바탕을 둔 부정적 고정관념과 담론이 지배적이다. 독일에서는 2004년 3월 마드리드 폭파사건 이후 이주민을 테러리즘과 연결시키는 미디어 담론이 증가했고, 프랑스의 경우 이민자의 고통을 강조하는 우호적인 사회적 고통 프레임이 이민자에 의해 초래되는 범죄·폭력 등을 센세이셔널하게 부각하는 프레임으로 변했다. 국내 언론도 내국인인 ‘우리’와 이주민인 ‘그들’로 이분법적으로 접근하며, 차별 등 구조적인 문제를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이주민의 수가 늘수록 적대적 프레임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며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의 부상에는 신자유주의와 탈규제, 미디어 환경도 영향을 준다. 방송의 ‘극단적 상업화’와 ‘시청률 지상주의’는 선정적·폭력적 내용을 양산하고, 소수자에 대한 비하나 금전만능주의·외모지상주의를 자극하는 표현을 증가시킨다. 각종 범죄를 다루는 뉴스에서 보이듯 이주민을 불법, 범죄, 사이코 등의 편견과 연결해 묘사하는 사례도 많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모니터링 단체의 심의에 다문화 관련표현이 더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며, ‘다문화 재현 안내서’를 만들어 뉴스·드라마·오락프로그램의 차별적 표현을 규제해야 한다. 아울러 주류 미디어의 제작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및 다문화 전담 기자와 이주민 출신 기자의 양성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이주민 미디어와 권한 강화


  이주민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은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교환/연대하고 표현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미디어에 대한 접근과 활용능력이 요구된다.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은 물론 미디어를 활용해 표현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더불어 미디어 교육을 통해 양성된 이주민 미디어 활동가가 이주민 미디어에 참여해 그들의 시각으로 이슈를 메시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주민이 주체가 되는 미디어 운동을 위해서는 이주민의 미디어 접근과 활용권한 강화가 필수적이며, 이는 이주민의 권한 강화(empowerment)로 연결된다. 미디어 교육을 통해 이주민 미디어 활동가/수용자가 확보되는 토양 속에서 이주민 미디어가 발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작 기술뿐 아니라 이주노동자가 직면하는 위험한 작업환경이나 임금체불, 부당노동행위, 이주여성이 겪는 과도한 가사노동, 가정폭력, 소외의 문제를 이주민의 시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교육해야 한다.

  이주민 미디어는 시청률에 매몰된 주류 미디어와 구분되는 대안 미디어로서 정치·경제·문화의 영역에서 이주민의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이주민 미디어에 대한 지원은 미비하다. 미국의 한인들이 교민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정보와 지지를 교환하고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는 것처럼, 국내 이주민들이 미디어를 통해 소통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주민 미디어만으로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수 있으므로 이주민이 만든 프로그램을 지상파나 케이블, 위성방송과 연계해 송출함으로써 이주민의 이슈를 내국인이 공유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주민 미디어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주민을 ‘우리’와 같은 구성원으로 간주하고 이를 통해 미디어 교육과의 결합, 주류 미디어와의 연계, 프로그램 제작지원 등 정책적 뒷받침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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