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1.4.7 수 01:33
기획과학
[인간 행동에 관한 새로운 연구] 스마트폰은 확장된 나의 마음이다박충식 / 영동대 스마트IT학부 교수
박효진 기자  |  saviniencd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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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호]
승인 2012.12.05  18: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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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된 마음이론(extented mind thesis)은 외부 환경의 물체가 마음에 의해 이용된다면 마음의 확장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마음은 모든 인지과정의 층위를 망라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경의 도움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사고실험을 통해 비단 인지과정뿐만 아니라 성향적 믿음이나 기억과 같은 심성적 상태도 환경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차머와 클라크의 확장된 마음 사고실험을 살펴보자. 지나와 진아는 모두 미술관에 가려고 한다. 지나는 정상적인 기억을 갖고 있어서 자신의 생물학적 기억에 의존해 미술관의 위치를 떠올리고 그곳으로 향할 수 있다. 반면 알츠하이머 환자인 진아는 자신이 기억해야 할 많은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하며 필요할 때면 언제나 정보를 찾아 사용한다. 확장된 마음이론은 진아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정보도 진아의 생물학적 두뇌에 저장된 정보가 수행하는 것과 동일한 인지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에 그것은 진아의 성향적 믿음이나 기억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확장된 마음이론은 매우 논쟁적인 주제지만 마음이라는 말을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그리고 그 이론이 담고 있는 의미가 무엇이냐에 따라 싱거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마음이라는 말은 매우 다양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비트겐슈타인적인 언어분석을 통해 맥락에 따라 서로의 주장이 쉽게 인정되는 것이다. 확장된 마음이론이 담고 있는 의미가 ‘마음의 작용과 형성에 환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면 어느 누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본성이 유전인지 환경인지에 대한 해묵은 논쟁이 이미 무의미한 것처럼. 사실 확장된 마음이론은 체화된 마음(embodied mind)이론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으며 그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체화된 마음이론은 인간 마음의 속성은 주로 마음의 형태에 의해 결정된다는 주장이다. 확장된 마음이론이 철학적 논변 외에 두뇌, 몸, 환경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관점으로서 갖는 과학적 토대는 체화된 마음이론에 근거한다. 이번 <인간 행동에 관한 새로운 연구> 기획에서 다뤘던 진화심리학·행동경제학·사회생물학 모두 체화된 마음을 바탕으로 한다. 진화심리학은 오랜동안 자연환경에서 진화적인 이유로 형성된 인간 마음을 설명하기 때문에 마음은 시간적인 자연환경의 산물이 된다. 행동경제학은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인간에 기반을 둔 경제학을 넘어서 인간의 2가지 사고체계인 ‘빠른 직관’과 ‘느린 이성’에 의해 경제행위를 성공적으로 설명하고 하고 있다. ‘빠른 직관’의 형성은 환경과 떼어 놓고 설명할 수 없다. 사회생물학 또한 현재 인간의 마음을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성된 효용으로 생겨난 것이라 설명하기 때문에 환경이 마음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러한 논의들은 마음의 형성에 관한 것이지만 이러한 현상은 지금도 마음의 작동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새로운 진화적 압력과 직관 형성, 사회관계 속에서 마음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진화심리학·행동경제학·사회생물학 모두 체화된 마음과 한발 더 나아간 확장된 마음에 토대를 두고 있다.


뇌과학을 포함한 인지과학은 보다 세부적인 사항에서 체화된 마음에 보다 정교한 설명을 제공한다. 나아가 진화심리학·행동경제학·사회생물학적 세부사항들을 설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먼저 인간이 생물이라는 것과 인지는 생물학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마음에 대한 설명이 두뇌, 몸, 환경을 통합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마음을 갖는 존재가 이러한 설명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급진적 구성주의는 마음 연구에 인식론적인 관점의 반성을 요구한다(움베르토 마투라나, 프란시스코 바렐라 등). 급진적 구성주의가 우리나라에서는 급진적이라고 번역되지만 보다 정확하게는 ‘철저한’이라는 의미로 이해돼야 한다. 구성주의라는 말 때문에 상대주의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어떤 학문적 입장보다 철저히 보편적 진실을 추구한다. 다만 진리의 압도적인 주장보다는 세상에 대한 ‘설명의 정합성’을 추구한다. 바로 이러한 ‘설명의 정합성’의 발전으로 현재 우리가 있는 것이다. 급진적 구성주의의 ‘진리는 거짓말쟁이의 발명품’(하인츠 폰 푀르스터)이라는 말은 진리라는 이름으로 강요된 폭거를 지양하고, 상호존중과 책임을 강조하는 학문적 태도를 의미한다. 또한 ‘진리는 무엇이다’라고 하기보다는 ‘진리는 어떻게 구성되는가’라는 인식론적인 관점을 항상 염두에 둔다.


‘확장된 마음’을 포함해 <인간 행동에 관한 새로운 연구>에서 다루고 있는 인간의 행동과 마음에 대한 논의는 인간 스스로 자신에 대한 이해를 도모함으로써 삶의 자유와 행복에 기여해야 그 의미가 있다. 심리학자 하나드는 인간이 두뇌를 포함해 몸과 환경으로부터 모든 것의 의미를 획득하게 되는 과정을 ‘심볼그라운딩’이라고 표현했다. 체화된 마음도 심볼그라운딩에서 욕망을 가진 주체의 물리적인 조건에 관한 설명이다. 이러한 과정에서는 주체의 욕망조차 체화된다. 인간은 체화된 마음, 또는 확장된 마음의 이해를 통해 몸과 환경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보다 나은 심볼그라운딩을 도모하고, 주체적으로 삶의 의미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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