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세상에 신문은 많다. 오늘 나는 집으로 배달된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을 읽고, 학교를 가기 위해 탄 지하철에서는 무료로 나눠준 ‘포커스’를 읽고, 책을 반납하기 위해 들른 학교 도서관에서는 입구에 비치된 ‘중대신문’을 읽고, 강의를 듣기 전에는 전산실에 들려 ‘뉴스캐스트’에서 제공한 여러 신문사의 뉴스들을 클릭해 읽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나는 이 글을 쓰기 위해 ‘대학원신문’을 읽고 있다. 하루 동안 내가 접한 신문은 과연 몇 개나 될까. 나는 분명 신문을 읽었고 몇몇 기사들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지만 정확한 신문의 개수를 말할 자신은 없다. 내가 읽은 신문들의 이름을 몰라서가 아니다. 그것은 그들이 제공한 정보가 그들의 정체성을 말해줄 만큼 개성이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신문은 자신만의 기사로 스스로 존재를 증명해야 한다.

  그렇다면 대학원신문은 어떤 개성, 어떤 기사를 갖고 있는 걸까. 신문을 수식하고 있는 ‘대학원’이란 단어가 핵심 키워드라는 건 당연하다. 본교 대학원에는 인문사회계열, 예체능계열, 경영경제계열, 자연공학계열, 의약학계열의 60여 개 학과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원신문은 다양한 학과의 각기 다른 관심을 조화롭게 반영해야만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대학원 신문은 매호마다 문화/국제/사회/학술/과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기획기사를 몇 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연재함으로써 그 의무를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쓴 글은 학문적 깊이와 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담고 있어서 매우 유용하다.

  다만 그 ‘전문가들’이 대부분 외부인이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학원은 대학을 졸업하고 보다 전문적으로 연구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대학원생이라면 전공분야와 관련된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석/박사 원우라는 훌륭한 인력풀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원우들의 참여 공간이 늘어난다면 대학원 신문이 학과 간 학술적/인간적 교류의 장으로서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지 않을까. 대학원 건물에서 우연히 만난 원우들의 이야기를 담은 <10분 토론> 코너가 기다려지는 건 아마 나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의 이야기와 논의를 지금보다 더 많이 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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