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영 / 사회학과 교수

 

 
 

  이제 2012년 달력도 마지막 한 장만 남았다. 대학원신문도 이번이 올해 마지막 호가 된다. 대학원 유일의 의사소통 매체로서  한 학기를 정리하면서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한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취지에서  한 학기를 되돌아보며 떠오른 단상들을 잠시 나누고자 한다. 

  대학원신문의 가장 큰 특징은 기획 연재물에서 찾을 수 있다. 뉴스가 주류를 이루는 중대신문보다는 대부분의 지면을 기획 연재물로 할애하고 있다. 또 삼 주 단위로 배포되기 때문에 매일 매일의 뉴스보다는 학술적인 주제를 중점적으로 호흡이 긴 기획 연재물들이 다수의 지면을 차지한다. 이번 하반기는 사회, 문화, 과학, 국제, 학술, 예술, 문화육감, 비평이라는 면 제목에서 짧게는 세 번, 길게는 다섯 번에 걸친 연속 기획이 다뤄졌다.

  대학원신문은 ‘신문’이지만, ‘대학원’ 신문이기 때문에 그만의 특징이 있다. 신문의 속성과 대학원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대학원신문에서 다루는 특집 기사들은 시의성을 지녀야 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학술성을 지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의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2012년 하반기 대학이나 한국의 학계, 더 나아가 한국 사회가 관심을 갖는 주제가 특집으로 다뤄져야 한다. 또한 학술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주어진 주제가 전문적인 지식과 학술적인 글쓰기를 통해서 다뤄져야 한다. 두 가지 요구 사항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시의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면 학술성이 결여되는 경우가 많고, 또한 학술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면 시의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2012년 하반기 대학원신문은 시의성과 학술성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기획 연재물들 중에서는 대학원신문에서만 볼 수 있는 연속계획물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국제면의 ‘세계화의 그림자, 아프리카’나 학술면의 ‘기본소득 사용설명서’를 살펴보자. ‘세계화의 그림자, 아프리카’는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세계화 담론에서 빠진 아프리카의 문제를 잘 다루고 있어서 시의성과 학술성을 동시에 지녔다고 평가한다. 다만 국내 아프리카 연구자의 부족으로 인해 활동가의 논의에 집중하다 보니 학술적인 논의는 무척 부족했다.

  반대로 ‘기본소득 사용설명서’는 시의성은 떨어지지만 전문가가 기본소득제도를 체계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새로운 복지를 둘러싼 여러 가지 논의가 분출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EU에서 이미 논의가 됐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많이 소개되지 않은 기본소득제도에 대한 이해는 의의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메디컬 디스토피아’나 ‘시대를 감하다’와 같은 연재물은 새로운 시각으로 현실의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독자들에게 보다 날카로운 안목을 길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다양한 시각은 부족한 편이었다.

  대학원신문의 부족한 점은 여러 학과와 계열을 아우르는 주제, 특히 자연과학과 공학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혀주고 더 나아가 융/복합적 사고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주제가 적었다는 것이다. 인문사회과학뿐만 아니라 의약학계와 이공계를 포괄하는 기획물이 더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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