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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원을 선택하고 지원할 때, 가장 눈여겨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장학금’이다. 대학원 신입생의 경우 학부와 달리 외부 장학금 종류가 많지 않아 교내에서 어떤 방법으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관심사다. 조교를 해서 장학금을 받는다는데 일은 얼마나 하는지, 자리는 있는지, 학비 공제의 형태로 지급되는지, 아니면 현금으로 지급되는지 등등의 문제가 언제나 궁금하기 마련이다.

  본인도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학과 조교와 선배들을 통해 장학금과 관련된 여러 가지 내용을 알아봤다. 또한 학교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여러 장학금제도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펴봤다. 특히 본인의 경우는 타 학교에서 본교 대학원을 지원했기 때문에 정보를 얻는 것이 더욱 어려운 일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학교 홈페이지에서 여러 장학금제도를 알아보던 중, 눈을 의심할 만한 충격적인 제도를 발견했다. 그것은 ‘본교를 제외한 일부 타 대학 학부 출신자’들에게 수여된다는 장학금제도였다. 그 기준은 중앙일보에서 선정한 대학종합평가에 근거해 이뤄지며, 본교보다 상위 대학 학부생들이 본교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에만 제공되는 장학금제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솔직히 이 내용을 읽고 나서 어이가 없었다. 일단 학벌제 사회니 하는 원론적인 이야기는 차치해 두고서라도, 장학금 지급과 관련해 이러한 평가가 과연 적절한 기준이 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개인의 능력이나 학부 성적 등에 대한 평가조차 쉽게 판가름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어떻게 상위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서 무조건 장학금 지급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는지도 매우 궁금했다.

  더구나 대학 종합 평가는 대체로 교육부 소속 대학들에게만 적용되는 사항으로 알고 있다. 이는 곧 교육부에 소속돼 있지 않은 대학의 학부 출신자들은 이 제도에서 배제된다는 말이다. 좋은 인력을 수급하겠다는 발상 자체도 문제긴 하지만, 학교 등급을 스스로 낮춰 매기고 있다는 점은 이런 제도를 만들어 낸 이들의 논리로도 매우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구에게나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이런 제도가 어떤 사람의 발상에서 나왔는지 잘 모르겠지만, 본교 대학원에 소속된 본인으로서는 다른 사람에게 들킬까 부끄러워서라도 당장 저 항목을 떼어 내고 싶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그저 욕 한번 하고 넘어갈 게 아니라, 정말로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이 우리가 속한 이 공동체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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