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영 / 문화연구학과 박사과정

 

1. 빨간 재킷을 입고 ‘빅이슈(Big issue)’라는 잡지를 파는 이를 본 적이 있는가? 또 잡지를 사 본 적은?
   : 지하철역 앞에서 많이 봤다. 직접 사 본 적은 없고, 잡지를 본 적은 있다.


2. 홈리스가 자립하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빅이슈의 구매는 ‘자선행위’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시혜적인’ 시선을 유지해야 할까?
  : 양가적인 측면이 있다. (인쇄매체를 포함한) 휴먼다큐 장르를 혐오하는데, 왜냐면 사회구조적 모순을 개인적인 것으로 치환/은폐하고 주변의 자선이 선행될 때 극복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빅이슈 구매가 소비자나 빅판 모두에게 구조적 모순에 대해 눈감게 한다는 점에선 좀 우려스럽다. 근데 한편으로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거다. 자기만족적 소비고. 그걸 비난할 수는 없다.


3. 홈리스들은 시장경제의 원리로부터 폐기 당한 이들이다. 이들이 다시 시장의 구성원이 돼 ‘제대로’ 기능하기 위한 도구로만 빅이슈가 이용된다면, 그건 자본에 저항하는 것은 아니다. 빅이슈가 대중운동과 연대할 가능성은 없을까?
  : 대중운동은 극단적 계급운동이 아니라면 자본주의의 지속성을 배태하는 한계를 가진다. 촛불시위가 그랬다. 아래로부터의 자발적 운동이라는 측면은 인정하지만, 궁극적 타격은 줄 수 없다. 그래서 대중운동과의 연대는 사실상 힘들다. 그리고 홈리스를 연대의 대상으로 삼는 주체가 있을까? 홈리스의 사회모순에 대한 의식화도 선행돼야 할 문제다.


4. 빅이슈는 재능기부를 통해 기획된다. 주로 연예인이나 교수가 보수 없이 참여하는데, 간혹 잡지의 내용이 빈약하다는 의견도 있다. 질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까?
  : 먼저 상근편집자에 대한 대우가 달라져야 한다. 재능기부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이며, 상근편집자에게 얼마큼의 사회적 희생을 요구할 것인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재원 마련도 근본적인 문제고.


5. 우리 사회의 홈리스와 관련해 원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우리는 이것이 자신의 문제로 닥칠 수 있다는 내면화된 공포를 통해 자기계발의 주체가 되기보단, 왜 이런 이들이 생기는지 묻고 이를 희망의 가능성과 실천으로 전환해야 한다. 예컨대 직접 빅이슈를 사 보거나 홈리스에 대한 구체적 정책을 가진 정당을 지지하는 것. 어떤가?
 


 윤정기 편집위원 | wood0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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