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0.9 금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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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한 스포츠교육은?이학준 / 한림대 체육학부 강사
박정민 기자  |  narannyoz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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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호]
승인 2012.06.09  00: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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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우리에게 스포츠란 무엇일까? 조작된 상징으로서의 정치수단이 돼버린 스포츠와 경마, 경륜, 경정, 스포츠 토토 등 합법화된 스포츠 도박, 그리고 그에 중독된 도박공화국, 우승열패와 승자독식 사회를 잘 보여주는 엘리트 스포츠. 이렇듯 교육적 가치를 주목하던 스포츠는 이제 하나의 볼거리와 소비상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스포츠로 세상을 개혁할 때가 왔으며, 세상을 개혁하기 위해서 스포츠교육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포츠교육의 개혁 과제는 몸 닦기로서의 인성교육, 지미지락(至美至樂)의 체험교육, 페어플레이의 실천교육으로의 전환이다.

  첫째, 몸을 닦는 인성교육이다. 스포츠교육은 몸으로 배우는 공부이다. 그 공부는 몸을 몰아세워서 무엇인가에 빼어나도록 닦달하는 공부가 아니다. 몸을 닦달하는 것은 체벌을 빙자한 폭력, 도핑, 과도한 훈련 등이다. 몸을 닦달하면 할수록 기록이나 승리를 얻을 수 있지만 선수의 인격은 상실될 수 있다. 선수를 잃고 승리를 얻으면 그것은 무의미한 승리이다. 인간이 100미터를 아무리 빨리 달려도 치타보다 빠르게 달릴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이 치타보다 우수한 것은 그냥 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달리기에서 의미와 보람을 찾는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스포츠교육은 몸을 닦는 공부이다. 몸을 닦는 것은 몸과 마음으로 공부하는 인성교육을 의미한다. 모든 것이 숫자로 평가되고 지배되는 현실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성의 함양이다. 그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추악한 승리보다는 공정한 게임으로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패배가 더 소중하다는 것을 몸으로 배울 때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스포츠에서 배려와 존중, 도전과 성취, 무한한 감동, 공동체정신, 동료애 등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인성교육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둘째, 지미지락의 교육이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라는 올림픽의 모토 속에는 승리지상주의, 선수의 비인간화 등 현대 스포츠의 문제가 그대로 나타난다. 신자유주의 논리에 따라 유용성만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결과에 따라 모든 것이 평가되고 합리화된다. 결국 추악한 승리가 만연한 엘리트 스포츠로 인해 유아독존식의 사고가 팽배한 운동선수들과 선수를 하나의 상품으로만 보고 어디에 팔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는 지도자들이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록, 승리, 결과만을 강조하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난, 자유롭고 기분 좋은 신체활동으로의 스포츠이다. 이런 스포츠는 우리를 구속하는 감금장치로 기능하는 것에서 벗어나 창조적인 놀이정신이 발현될 수 있게 한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미지락의 스포츠이다. 지미지락은 장자가 한 말로 ‘지극히 아름답고, 지극히 즐거움’을 뜻한다. 더 아름답고, 더 즐거운 스포츠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우리가 스포츠를 구하는 일이다. 

  스포츠는 인간이 만든 제도적 산물이다. 스포츠는 시대의 맥락에 따라 인간이 다양하게 행한 목적지향의 행위였다. 인간은 무미건조한 일상을 즐기기 위해 스포츠를 만든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스포츠가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함에도 인간이 스포츠를 위해 존재하는 형국으로 변하고 있다. 스포츠는 일종의 감금장치로 인간을 구속한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라는 구호로 몸을 닦달하고 생산을 강요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자유롭고 기분 좋은 신체활동을 상실한다. 만약 스포츠가 기분 좋은 신체활동이 될 수 없다면 그것은 이미 스포츠가 아니라 노동의 연속이다. 스포츠가 자유롭고 기분 좋은 신체활동이 되기 위해서 스포츠에 작동하는 외부적 강압 장치들을 제거하고 인간을 위한 스포츠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페어플레이의 실천교육이다. 스포츠정신은 페어플레이로 표현된다. 공정한 게임은 특권과 반칙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 현 정부가 외치는 공정사회를 먼 곳에서 찾기 보다는 먼저 스포츠교육 안에서 체험하고 배워야 한다. 스포츠교육에서 타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성교육과 상생을 위한 공정한 게임의 가치를 사회에 전이시킬 수 있다면, 우리 사회 전체가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기능주의 스포츠, 기록과 승리, 결과만을 가르치는 스포츠교육이 아니라 상생, 의미, 감동, 과정의 가치를 강조하고 페어플레이 정신과 인성교육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돼야 한다. 스포츠교육을 제대로 배우는 것은 페어플레이 정신을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배워 사회에서 실천하는 데 있다.
 
  결국, 작금의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문제는 스포츠교육의 문제이다. 어떻게 보면 스포츠교육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의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스포츠교육의 문제를 전적으로 사회의 문제로 볼 수 만은 없다. 하지만 스포츠를 사회의 축소판으로 봄으로써, 그것을 통해 우리 자신을 반성할 수 있다. 또한 스포츠는 자기비판과 성찰을 통해서 본래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성의 실현이다. 스포츠에서 인간을 소외시키거나 도구화하고 인간성 상실을 가져오는 모든 행위는 제거돼야 한다. 단지 눈앞의 이익을 위해 스포츠를 스포츠답게 하는 정신을 상실해서는 안 된다. 스포츠는 자신감을 고취하거나, 도전과 성취, 자기극복, 동료애, 공동체 형성, 기분 좋은 신체활동 등 고유한 가치를 지켜나갈 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또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추악한 승리보다는 아름다운 패배에 대한 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
 
  스포츠를 스포츠답게 하는 것은 규칙 준수와 페어플레이, 선수들의 도덕성이다. 인간이 동물들과 다른 점은 규칙을 지키고 공정한 게임을 통해서 승리를 성취하는 것과 결과에 승복해 승자를 축하하고 패자를 격려하는 태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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