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준 / 사회학과 석사과정

2012년 전반기에 발행된 대학원 신문은 각각 <2012년 예산안>, <로스쿨 제도>, <예술계열 지원 현황>, <예술대학원 구조조정>의 내용을 1면에 싣고 있다. 또한 <불온한 민주주의>(3월 7일자 특집), <대한민국, 기독교 공화국>, <기억과 공간의 정치문화사>, <유럽의 위기, 통합의 위기>, <인류의 에너지원>, <스포츠 판타지>, <아포칼립스 나우, 묵시자 되기>라는 제목의 내용들로 기획면을 채우고 있다.

학교 현황을 다루는 1면의 ‘포커스’란은 대학원의 재정과 구조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긴축정책을 시작으로, 로스쿨과 예술계열의 문제로 이어지는 흐름은 두 가지 문제의 동시적 해결을 요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와 같은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공감과 해결 사이의 거리는 언제나 요원해 보인다. 늘 제기되는 문제와 이에 대해 늘 제시되는 답변은 되돌이표 마냥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후의 기획 기사들은 문제의식의 공유라는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자주 제기되는 핫이슈(종교, 에너지, 유럽 경제 위기)를 주제로 한 여러 글들은 현대 사회가 보여주는 ‘불안의 징후’들을 다루는 듯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른바 ‘총체적 멘붕(?)’의 상황에 직면한 우리의 현실을 진단하고 있다.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스포츠 판타지>나 <기억과 공간의 정치 문화사>의 경우조차도 ‘속도와 망각의 시대’라는 또 다른 현실 진단에 다름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주 직설적인 제목이 달렸던 <아포칼립스 나우, 묵시자 되기>는 꽤나 흥미로웠다. 이 시리즈는 다른 글들과는 달리 사회 현상에서 나타나는 불안의 징후를 객관적으로 기술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소한 예를 들어가며 에세이 형식을 통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달구어’내는 듯 했다. 그리고 각각의 사건과 현상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감정의 틈새를 잡아내려는 듯했다. 이러한 흐름은 마지막 면의 음악-미술 비평까지도 이어진다. 이른바 ‘위기’에 대한 다양한 진단과 반응을 묶어내는 매듭이라 할 수 있겠다.

신문을 읽으면서 깔끔하게 포장된 선물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미적지근한 느낌 또한 지울 수 없었다. 학내 문제에서 시작해 미술과 음악으로 승화되는 전체적 구성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느낌이 계속 되는 건, ‘우리’가 빠져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닐까 싶다. 독자들이 느끼는 문제들을 직접 취합할 수 있는 작은 채널이 하나 생긴다면, 이런 미적지근함이 사라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어떠한 형태로든, 큰 틀과 작은 틀을 동시에 담아내고자 노력하는 언론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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