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7.27 월 10:47
기획과학
인공 석유 만들기, 바이오리파이너리하정명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오창록  |  needyourey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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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호]
승인 2012.06.06  17: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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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가 사라진 시대의 에너지로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이 태양광이다. 태양광은 궁극의 에너지원이라 평가 받아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나서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이 기존의 석유, 석탄을 대체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탄소를 기반으로 한 화학제품의 생산이다. 주지하다시피 일상생활의 플라스틱, 섬유, 의약품 등 수많은 화학제품들은 석유로부터 생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석유가 완전히 없어지는 날, 태양광으로 자동차를 움직인다 하더라도 과자는 종이 봉지에 담아야 하고 컴퓨터 케이스는 나무로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좀 더 완벽하게 석유를 대체할 원료, 즉 탄소를 포함한 원료를 만들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한 거의 유일한 해답이 바로 바이오에너지이다. 바이오에너지는 풀, 나무, 해초 등 다양한 식물을 생물학적·화학적 방법으로 처리해 생산되는 연료이다. 풍력, 조력, 태양광 등의 다른 대체 에너지는 전기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지만, 바이오에너지는 석유와 유사한 액체를 만들어 휘발유, 디젤 등의 기름을 만들 수도 있고 기존의 화학 공장의 시설을 활용해 여러 가지 화학제품을 제조할 수도 있다.

현재 석유화학공업에서 원유로부터 휘발유, 디젤, 기타 여러 가지 석유화학 원료를 만드는 과정을 ‘정유’라고 하는데 식물 재료로부터 석유와 유사한 액체를 만드는 과정을 ‘바이오리파이너리(Bio-refinery)’라고 한다. 초기의 바이오리파이너리는 석유와 혼합해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에탄올을 만들기 위해 미생물로 발효시키기 쉬운 식량자원인 옥수수, 사탕수수 등을 원료로 이용했다. 이러한 기술은 쉽게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알코올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애초에 식량자원인 옥수수, 사탕수수의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또한 농작물 경작지에서 에너지 원료를 생산해 식량 가격이 폭등하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는 비식량 자원인 풀, 목재, 해초 등을 이용해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리그노셀룰로오즈라고 불리는 목재는 연구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것은 글루코오즈 등 단당류의 중합체인 셀룰로오즈와 헤미셀룰로오즈, 벤젠, 페놀 등 방향족의 복잡한 중합체인 리그닌이라는 3가지 성분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셀룰로오즈 또는 셀룰로오즈와 헤미셀룰로오즈를 글루코오즈 등의 단당류로 분해해 알코올 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렇게 목재와 같은 비식량자원을 이용하면 원료 가격이 매우 낮아진다는 장점은 있으나 바로 발효시켜 알코올을 만들 수 있는 옥수수나 사탕수수와 비교해 먼저 목재 원료를 발효시킬 만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비식량자원의 바이오리파이너리는 크게 두 과정으로 이뤄진다. 먼저 식물 원료를 분해 또는 연화시키는 과정이다. 옥수수는 찜통에 쪄내기만 해도 부드러워져서 먹을 수 있지만 나무 조각을 쪄낸다고 해서 먹을 수 있지 않다는 것을 연상해 보면 이러한 과정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다. 이러한 목재의 전처리 과정은 산, 염기, 물리적인 충격 등을 이용해 수행하는데, 오랜 진화의 과정으로 자기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게 된 목재를 미생물이 쉽게 발효시킬 수 있는 상태로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발효가능상태로 만들어도 그 과정에서 에너지 및 경제적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어떻게 하면 경제적인 원료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이는 많은 기업체와 연구소들이 바이오리파이너리의 실용화를 위해 경제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이것에 대한 대안으로 처음부터 처리 비용이 드는 저가의 물질로부터 바이오리파이너리의 원료를 얻는 방법이 제안됐다. 이것은 도시 계획이나 사회간접자본 등의 투자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적용 가능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이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므로 결국 일반적인 목재 자원을 연료, 화학제품으로 전환하는 경제적인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다. 목재에서 얻을 수 있는 셀룰로오즈의 양은 약 30%이며, 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바이오알코올의 수율은 훨씬 낮아진다. 따라서 목재로부터 알코올 연료만 생산해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최대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알코올 연료의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다른 물질들, 즉 헤미셀룰로오즈와 리그닌으로부터 고부가가치의 물질을 생산해야 한다. 헤미셀룰로오즈는 셀룰로오즈와 유사하나 헤미셀룰로오즈의 분해로부터 얻어지는 당은 글루코오즈보다 자일로즈이다. 미생물이나 효소를 이용해 글루코오즈와 자일로즈를 동시에 알코올로 발효시킬 수 있다면 목재로부터 얻을 수 있는 알코올의 수율을 매우 높일 수 있게 된다. 또한 리그닌을 분해해 방향족 화합물을 얻고 이로부터 PET와 같은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할 수도 있다. 리그닌은 바이오알코올 연료의 생산과정에서 불필요한 부산물로 여겨져 왔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바이오리파이너리의 경제성을 보완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셀룰로오즈와 헤미셀룰로오즈의 동시 이용과 리그닌의 분해 및 활용을 통해 다른 대체에너지원인 태양광, 풍력, 조력 등과 더불어 석유가 고갈된 시대를 대비할 수 있게 된다.

바이오에너지로 석유가 없는 시대를 완전히 대비할 수 있을지, 또는 지금 우리가 지불하는 휘발유, 전기와 비슷한 가격으로 자동차를 몰고 전등을 켤 수 있을지 여전히 확신할 수 없다. 이것은 기술 개발의 진척과 맞물려 있고 다른 대체에너지원의 개발로 상호 보완될 수 있다. 하지만 석유를 기반으로 한 화학 산업이 만들어낸 생활의 편리함을 석유가 고갈된 시대에도 누리기 위해서는 바이오연료·바이오화학 제품의 개발이 최선의 대응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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