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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0.9 금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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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미디어, 미디어 스포츠양은경 /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박정민 기자  |  narannyoz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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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호]
승인 2012.05.14  14: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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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서구의 프로스포츠들은 글로벌 문화상품이 됐다.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전 지구적으로 중계되는 스포츠는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일부 이벤트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많은 나라들에서 다양한 해외 프로스포츠들을 일상적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5년 미국 NBA 농구 결승전이 국내 케이블 TV에서 생중계된 것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의 다양한 프로스포츠들이 정규적으로 제공되기 시작했다.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박세리의 LPGA 골프 우승 등을 계기로 이들이 진출한 해외 프로스포츠 경기들과 관련 상품들이 국내에서 활발히 소비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에는 한국 축구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유럽 프로리그에 진출했고, 국내에서 유럽 리그가 정규적으로 중계되고 있다.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을 비롯해 저명한 유럽 축구팀들에 대한 국내 팬덤이 형성됐으며, 서울시는 08-09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의 스폰서가 됐다.

  이처럼 우리가 서구의 유명한 프로스포츠들을 본격적으로 수용하게 되는 과정에는 박찬호, 박세리, 박지성과 같이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이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세계적인 프로스포츠에서 유수의 스타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에서 민족적 자부심이자 국가경쟁력의 지표로 받아들여졌다. 1990년대 말에는 박찬호와 박세리가, 2000년대에는 박지성이 언론에서 주요한 뉴스거리로 등장했다는 것은 해외 스포츠의 소비에 민족주의적 정서가 크게 활용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런데 스포츠 민족주의는 국내의 정치권력이나 미디어, 기업들에 의해서만 적극 동원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 프로스포츠들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해당 지역 출신 선수들을 기용하는 것은 개별 국가들의 민족주의 감정을 환기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초국적 미디어 그룹들은 위성 생중계를 통해 자국 출신 선수를 성원하는 스포츠 민족주의를 자극했고, 서구의 프로스포츠 리그와 미디어 그룹, 그리고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로컬 시장에 진입하는 기회를 잡게 됐다.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초국적 미디어 기업 뉴스 코퍼레이션의 합작투자사인 SkyPerfecTV!는 1998년 월드컵 영웅 나카타 히데토시가 세리에 A 클럽 페루자에 진출한 것을 계기로 세리에 A 리그 경기를 방송해 성공적으로 가입자를 확충할 수 있었다. 2001년에는 오노 신지가 네덜란드 폐예노르트 팀에 이적하면서 네덜란드 프로축구가 일본에서 방송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2005년에 나카무라 슈ㄴ스케를 영입한 셀틱은 클럽 판촉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고, 일본어 웹사이트를 만드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 일본 시장에서 14만 장의 티셔츠와 2만 장의 DVD를 판매하는 효과를 거뒀다.

  중국의 경우, 1998년 영국 축구 클럽인 크리스탈 팰리스에 순지하이와 판지이가 영입되면서 중국 국영 TV에 영국 축구가 처음 생방송됐고, 그로 인해 1억 명 이상의 시청자를 확보했다. 2002년 순지하이가 맨체스터시티로 이적하고 나서 중국 시청자는 3억6천만 명에 달하면서, 한 나라의 단일 리그 게임에 대한 최대 시청률 기록을 수립했다. 또한 미국 NBA에서 뛰는 야오밍과 이젠렌은 2백만 중국 TV 시청자를 끌어들였다고 평가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FIFA와 유럽 프로리그, 초국적 미디어 기업들이 아시아를 세계 스포츠 시장 체제로 통합할 수 있게 한 매우 중요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디즈니와 뉴스 코퍼레이션 합작 투자사인 ESPN 스타 스포츠는 아시아 지역에서 1위의 미디어 스포츠 네트워크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아시아 지역에 방송되는 서구 스포츠들은 NBA 농구, NCAA 농구, 미국 레슬링, NFL 미식축구, 메이저리그, 영국 프리미어리그, 포뮬러1, X게임 등에 이른다. 박지성이 출전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MBC ESPN이 2004년부터 단독 생중계했고, 09-10시즌부터는 SBS Sports (현 SBS ESPN)가 국내 프리미어 리그의 독점 생중계권을 확보하여 방송하고 있다. 

   
▲ 매해 열리는 미국의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은 스포츠와 미디어의 공생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이처럼 위성 텔레비전 기술의 발전은 전 지구적 차원에서 다양한 팬 층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예컨대 경기장에 방문하거나 축구를 해본 적이 없는, 오로지 TV를 통해서만 축구를 시청하는 팬들이 형성된 것이다. 이에 따라 축구 사업에서 TV 중계권료를 통한 수익의 비중이 급상승했다. 또한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의상과 갖가지 상품들을 걸치고 유럽 리그에서 뛰는 스타 선수들을 미디어를 통해 감상하는 팬덤은, 지역성에 깊게 뿌리내린 전통적인 팬덤과는 다르게 매우 소비적인 성격을 갖는다.

  스포츠 프로페셔널리즘과 상업주의는 높은 계약금과 연봉, 스폰서, 광고모델료와 같은 개인적인 부를 스포츠의 주된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얼마나 높은 몸값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클럽들의 위계를 결정하고, 얼마나 많은 계약금과 연봉을 받았느냐가 성공한 선수의 척도가 됐다. 또한 치열한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은 선수들이 얼마의 몸값을 받고 재계약에 성공했는지가 대중들의 주된 관심거리가 됐다. 뛰어난 경기력과 엔터테이너로서의 다양한 자질을 갖춘 한줌의 스타선수들이 부와 관심을 독차지하는 반면, 토착적인 스포츠들은 점점 더 대중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지역성에 뿌리내린 공동체 문화로서의 스포츠, 참여의 의의, 순수한 유희정신, 팀의 단결과 유대감 같은 스포츠의 전통적인 가치들은 이제 더는 주목받지 못하는 고색창연한 구호가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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