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스포츠 스타 마라도나에게는 축구천재, 난봉꾼, 신의 손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부여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를 설명할 수 있을까.

  <축구의 신: 마라도나>(감독 에밀 쿠스트리차, 2010)는 세계적인 축구스타인 마라도나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영화는 대중의 시선에서 바라본 마라도나와 그와의 직접적인 인터뷰를 통해 바라본 마라도나라는 두 개의 큰 축과 함께 미국, 유럽 정상들이 희화화된 장면들을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들을 묶는다. 대중에게 마라도나는 단순한 스포츠 스타가 아닌 폴리테이너이자, 은인이고, 신이었다. “사람들은 평범을 뛰어넘는 뜨겁고 강한 것을 원한다”는 감독의 말은, 스포츠 스타가 영웅으로 변모하는 과정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이처럼 마라도나가 상징적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사회․정치적 배경에 기인한다. 당시 이탈리아는 축구를 비롯해 정치, 경제 등의 전반적인 영역을 북부가 독점하고 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마라도나는 나폴리를 연고지로 둔 이탈리아 SSC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남부 주민들에게는 이 승리가 상징적일 수밖에 없었다.

  한편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도핑 판정으로 추방된 사건은 그를 그라운드의 말썽꾼으로 낙인찍었다. 그는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반성하나 자신도 억울한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회 당시 예선에선 음성 반응이 나와 정상 판정을 받았는데 본선에 올라와 나이지리아를 꺽고 우승하자 FIFA측에서 돌연 도핑 판정을 번복했다는 것이었다. 영화 속에서 마라도나는 FIFA의 아벨란제 회장은 무기딜러이며, 현재 블래터 회장은 총알판매상임을 꼬집었다. 게다가 영화는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이 카우보이로 변신해 마라도나를 포획하는데 되레 자신이 포획당하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보여준 후, 마라도나의 평범한 일상을 그리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감독은 영화 도입부에서 세계적인 축구 스타 마라도나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았지만, 사실 그 이면은 스포츠 스타의 일대기를 사회․정치적 맥락들과 함께 재구성함으로써 스포츠에 내재된 문제들을 드러낸다. 스포츠만큼 인간 사회의 복잡계 이론이 적용되는 분야가 있을까. 그런데 매번 도핑 사건은 선수의 도덕적 문제로만 다뤄지고, 해당 스포츠의 반성만을 촉구한다. 그것은 일시적인 처방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박정민 편집위원 | narannyoz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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