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자원으로 가방과 소품을 만드는 생활 속 환경 실천인 ‘자원선순환 브랜드’는 일부 선진국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폐기된 광고 현수막을 재활용해 가방이나 신발 등의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하는 사회적 기업 ‘터치포굿’이 유명하다. 그들은 ‘버려지는 물건을 솜씨 있게 좋은 물건으로 만들고 좋은 가치를 담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기업 이념을 표방하고 있다. 현재 ‘터치포굿’은 온라인 쇼핑몰과 전용 블로그를 운영하며 젊은 감각과 자연친화적인 경영 방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필리핀에도 유사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캐나다의 바주라 비즈가 후원하는 ‘바주라 백’이 대표적이다. ‘바주라’는 필리핀어로 ‘쓰레기’를 뜻한다. 이곳은 자원 재활용 제품을 제작해서 판매하는 업체로 캔, 쌀자루, 버려진 현수막을 활용해 가방과 액세서리를 만든다. 이처럼 ‘바주라 백’은 마닐라를 비롯해 필리핀 전역의 지역 매립지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터치포굿'의 상품들.
'터치포굿'의 상품들.


아프리카 가나에는 영국의 기업가 스튜어트 골드가 소셜 벤처로 육성시킨 ‘트래시 백’이  있다. ‘트래시 백’은 한 주에 250개가량의 제품을 생산하며, 350가지의 디자인을 지닌 가방, 지갑, 우비 등으로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한데 모두 쓰레기 수집자들이 모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생한 것이다. 전 과정이 수공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 대량 생산 제품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1달러짜리 지갑부터 26달러짜리 스포츠 가방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관광객이나 외부인에게 인기가 많으며 일본, 독일, 덴마크 등으로 수출하기도 한다. 노동집약적인 생산 과정은 지역 주민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한다. 작업장에만 60명의 가나인을 고용하고 있으며 회사 밖에도 봉지 수집가가 100여 명에 달한다. 그들 중 상당수가 봉지 수집만으로 생계를 꾸린다. ‘트래시 백’의 영향으로 수집가에게 봉지를 모아 되파는 시민들도 생겨났다. 이처럼 자원선순환 브랜드는 단순히 자본 논리로만 운영되는 게 아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으로 환경 보호와 노동력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오창록 편집위원 | needyourey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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