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팅> (감독 조지 로이 힐, 1978)
영화 <스팅> (감독 조지 로이 힐, 1978)

 
   올 인(All-in)은 ‘모두 건다’라는 뜻의 도박 용어이다. 모든 것을 걸기 때문에 그 안에 담긴 긴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도박을 소재로 한 영화는 액션 못지않게 스릴이 넘친다. 

  영화 <스팅>(감독 조지 로이 힐, 1978)은 모든 것을 다 거는 도박의 심리학과 반전의 묘미가 잘 묘사된 영화이다. 길거리 소매치기인 후커(로버트 레드포드)와 동료인 루터(로버트 얼 존스)는 행인의 지갑을 훔쳤다. 그런데 로네간(로버트 쇼) 조직의 운반책인 줄 모르고 그의 돈을 훔쳤던 것이다. 그로 인해 루터는 로네간 조직에게 살해당하고, 후커는 쫓기는 신세가 된다. 도망친 후커는 루터가 죽기 전에 소개해줬던 콘도르프(폴 뉴먼)와 손을 잡고 거물 로네간에게 복수할 계획에 착수한다.

  영화의 큰 맥락은 살해된 동료의 복수를 위해 후커와 콘도르프가 사설 경마장으로 위조한 무대로 로네간을 끌어들여 속이는 과정에 있다. 로네간을 속이기 위한 후커와 콘도르프의 전략, 그리고 그 사이에 흐르는 고도의 심리전은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영화는 예상치 못하게 FBI의 스나이더 형사(찰스 더닝)가 로네간을 체포하면서 큰 반전을 안겨준다. 누구보다 속임수 도박에 능했던 로네간도 일확천금의 꿈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다.

  로네간을 속이고, 관객의 뒷통수를 친 이 영화는 속임수에 속임수를 거듭하는 것이 도박의 묘미임을 멋지게 보여준다. 그러나 결국 속임수란 도박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것임을, 그리고 그것의 말로가 결국 밝지 못하리라는 것을 영화는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경마, 경륜, 카지노 등 사행산업은 도박과 레저의 경계선에 서 있다. 일련의 사행사업이 허용된 것은 레저산업의 육성을 위해서 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게임 중독, 가정 파탄 등의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현실이다. “취하면 속이는 걸 모른다”는 콘도로프의 대사처럼, 인간이 욕망에 취했을 만큼 위험한 순간이 있을까. 달콤한 유혹 뒤에는 비수가 숨겨져 있는 법이다.

박정민 편집위원 | narannyoz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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