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7.27 월 10:47
기획과학
원자력 맹신의 이면김혜정 /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위원장
오창록  |  needyourey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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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호]
승인 2012.03.06  11: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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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사는 에너지원의 개발과 함께 발전했다. 산업혁명 이후 주 원동력이었던 화석연료가 공해 문제와 더불어 매장량의 한계를 드러낸 지금, 인류는 새롭고 지속가능한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다. 과연 인류는 완벽한 대체 에너지원을 찾을 수 있을까. 거기에 예기치 못한 위험은 없을까.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에너지원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신기원과 공멸, 원자력 
②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  ③ 에너지 정책의 쟁점들  ④ 에너지, 무한의 꿈  ⑤ 생물계와 접합하다


 

일본 후쿠시마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됐다. 후쿠시마 방사능 재앙으로 원자력 안전 신화는 완전히 무너졌다. 세계 원자력 역사도 바뀌고 있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럽 각국은 앞 다투어 원전 폐기를 결정하며 빠르게 원자력에서 벗어나고 있다. 필리핀, 베네수엘라도 원전 포기 방침을 밝혔는가 하면 중국도 선언적 의미이긴 하나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재검토를 선언했다. 사고 당사국인 일본은 전체 54기 원전 중 51기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유럽의 원전 강국인 프랑스조차 녹색당과 사회당이 원전 비중을 현행 75%에서 50%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이렇게 세계가 탈원전으로 가고 있을 때 반대로 한국 정부는 여전히 원자력 맹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원전 산업을 조선과 IT 산업을 이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지난해 12월 23일 한국수력원자력을 통해 동해안의 삼척과 영덕 두 지역을 신규 원전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후쿠시마 방사능 재앙 이후 새로 원전 부지를 선정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원자력 확대를 주장하더니 오는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를 원전 산업의 확장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한국 정부의 원자력 맹신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발전은 인류가 통제할 수 없는 위험한 기술이다. 사고가 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후쿠시마 사고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사고 현장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계속 새어나오고 있으며 원자로 4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소는 붕괴 위험에 처해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능 물질인 세슘의 유출량이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에서 나온 양의 168배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사고 여파로 향후 100만 명이 사망하고 경제적 손실도 331조 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본 전역이 세슘에 오염된 가운데 현재 반경 20km이내 주민들의 강제 이주는 물론 16만 명의 난민들이 이산가족으로 흩어져 살고 있으며 2백만 명이 방사능 위협의 고통 속에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산물, 쌀, 쇠고기, 과자, 비타민 등에서 세슘이 검출되고 있어서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고 살 수밖에 없는 것이 일본인들이 처한 현실이다. 이렇게 후쿠시마 사고에서 알 수 있듯 원전 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불러온다.
 


원자력 발전은 안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값싼 에너지도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원자력발전 비용은 6배나 증가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달링턴 원전의 경우, 건설 계획 초 6억 달러였던 예산에서 20억 달러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원전으로 핀란드에서 건설 중인 올킬루오트 원전의 경우 건설 기간이 연장되고 여러 가지 설계상 결함이 드러나면서 건설비용이 82억 달러로 늘어나 적어도 90% 이상의 예산이 초과됐다. 세계 전문기관들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핵에너지 발전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반면 지금은 가장 비싼 에너지원인 태양광 발전도 5년 내에는 킬로와트시(kWh) 당 5-10센트밖에 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2010년부터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것보다 태양광 발전이 더 경쟁력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미루어 볼 때, 재생 가능한 에너지 가격은 점차 떨어지는 반면 원자력발전 비용은 더 상승할 일만 남아 있다.

그동안 정부와 원자력계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산업도 허황된 얘기라고 주장하며 원전 확대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현재 세계 원전 산업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데 반해 세계 재생 가능한 에너지 시장은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에너지 생산용량 증가분 중 절반이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부터 얻어진 것이다. 각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과 태양전지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 덕분에 태양에너지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09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10년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가 2천백십억 달러(한화로 230조 원)를 기록해서 전년 대비 30%나 증가했다. 그 결과 2010년 전 세계 전력 생산의 20%가 수력을 포함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부터 공급됐다. 반면 지난 2009년 원자력은 전 세계 전력의 13%를 담당했을 뿐이다. 독일의 경우 2011년 현재 전체 17기 원전 중 8기 원전을 폐쇄한 이후, 전체 에너지 공급에서 수력을 제외하더라도 재생 가능한 에너지(15%)가 핵에너지(14%)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이 친원자력기구인 국제에너지기구(IEA)도 2011년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35년 발전 비중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15%로, 13%인 원자력을 앞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후쿠시마 이후 원자력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더 이상 설 곳이 없게 됐다. 원자력에 의존하면 할수록 핵사고 위험은 높아지고 에너지 전환의 길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원자력 강국 육성이 아니라 탈원전의 목표 시점을 정하는 길이다. 독일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들이 원전을 폐쇄하고 세계의 재생 가능한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가 탈원전 사회로 가는 데 경제적·기술적 문제는 전혀 없다. 정책적 결단과 시민들의 성숙한 지지, 그리고 참여만 있다면 우리도 탈원전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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