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제1회 문화연구 국제학술대회가 본교 인문대학 814호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문화연구학회,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의 주관으로 열렸으며, 이 밖에도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중앙대 인문과학연구소, SSK 문화경제의 형성과 변천 연구진이 참여했다. 이는 <아시아에서 ‘문화경제’와 ‘문화도시’>라는 주제를 가지고 새로운 문화정치의 장소로서 아시아를 재탐색하며, 전지구적 문화정치와 문화경제의 변화의 맥락에서 국민국가의 역할과 새로운 정치경제단위 구축의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기획됐다.

1부에서는 강내희 교수(중앙대 영문학·문화연구학과)가 “세계화시대 한국의 시공간 탈구-기획금융의 문화정치적 함의”를 주제로 발표한 데 이어 왕 샤오밍 교수(중국 상하이대학 문화연구)가 “상하이에서 충칭으로 : 중국 경제와 도시화의 새로운 길”이라는 주제의 발제문을 통해 현대 중국의 변화가 빚어내는 도시화의 양상과 이에 대응하는 ‘중국 혁명’의 에너지를 그려냄으로써 중국 내 자본주의 논리와 ‘민생론’이 맺고 있는 관계의 한계와 가능성을 모색했다. 특히 “중국 경제발전의 전형적인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상하이와 비서구식 발전의 길을 취하는 것으로 보이는 충칭을 비교하며 현재 중국의 도시화 양상을 소묘했다. 말미에서 왕 교수는 “충칭 모델이 긍정적 방향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새로운 국면을 개척했다고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전지구적 자본주의하의 문화정치, 문화경제의 흐름이 단순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주은우 교수(중앙대 사회학과)는 “70년대 이전까지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경쟁 구도가 가능했는데 현재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며 “반면 중국은 혁명의 기억을 가지고 사회주의적 운동을 통해 자본주의를 견제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2부에서는 곽노완 교수(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가 “공통 도시에서 글로컬 아고라의 도시로”를 주제로, ‘공통 도시’ 개념과 대조해 “다차원의 겹치는 공유공간들로 구성”된 도시공간으로서의 ‘글로컬 아고라’의 개념에 방점을 찍어 자본주의적 도시를 공유 도시로 바꾸어내는 방향을 모색했다. 이어진 순서에서 다니엘 고 교수(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문화연구)는 홍콩, 페낭, 싱가포르의 이주노동자 빈민가를 비교·분석하며 싱가포르에서 나타난 새로운 도시 형태인 포디움(건물 간 서로 이어진 상업 공간)과 포드(이주 노동자들이 사는 국가 관리 공간)를 자세히 다뤘다. 나아가 이를 매개로 일어나는 이주노동자들의 문화투쟁에서 대항문화적 주체를 발견하고자 했다. 이에 서동진 교수(계원예대 인문교양학부)가 “도시공간의 소유·전유의 문제를 사유하기 이전에 도시 공간이 어떻게 생성됐는지를 질문하고 답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밖에도 3부에서 ‘포스트 한류, 팝아시아니즘, 아시아 문화도시’, ‘중국 문화산업의 문제화’, ‘글로벌 도시의 생존회로망 : 영화적 재현과 자기 재현의 인지적 매핑’을 주제로 백원담 소장(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안서니 펑 교수(홍콩 영남대 문화연구), 김소영 교수(한국예술종합대학 영상이론과)의 발표가 있었다. 그리고 종합토론의 시간을 가진 뒤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한국문화연구학회측은 연 2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전민지 편집위원 | amber.je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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