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에 시작된 MBC노조의 파업에 이어 3월 2일 KBS 기자회는 제작거부를 발표했다. YTN와 연합뉴스의 노조도 파업의 물결에 동참했다. 파업의 이유는 같다. 친MB성향의 인사들이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심각하게 훼손된 언론의 공정성을 되찾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MBC 사측은 제작 중단을 결정한 기자회장을 해고하고 노조 간부를 중징계하는 등 몰염치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방문진의 이사진은 김재철 MBC 사장의 자진사퇴를 권고한 상태다.

최근의 방송가는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MB는 4대강 사업 및 미디어법 개악 등 현 정권이 추진하는 각종 사업에 대한 비난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공영방송을 포함한 언론을 제멋대로 이용해 왔다. 특히 방송가에서는 2008년 6월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인 구본홍 씨가 YTN 사장에 내정되면서 MB의 언론 장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KBS의 김인규 사장, MBC의 김재철 사장 등 낙하산 인사가 이어졌다.

이후 진보적 언론인의 해고가 줄줄이 이어졌다. 정치적으로 ‘왼쪽’의 성향을 보이는 방송인들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소리까지 돌았다. 그를 입증이라도 하듯 몇몇 방송인은 갑자기 맡은 코너를 잃거나 고소를 당했다. 각 방송사와 연예인들은 스스로 사회 문제에 대한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종합편성채널의 ‘화려한’ 출범과 함께 기존 방송사의 PD 및 언론인들이 대거 스카우트돼 떠났다. 이를 두고 여론에선 찬반양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이 모두를 통틀어 언론인을 광장으로 나서게 한 주된 이유는 ‘이제 TV 뉴스에서 하는 말을 믿을 수가 없다’는 세간의 목소리였을 것이다. 현 정권은 이를 위해 모든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현재까지, 투쟁에 나선 언론인들은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허나 MBC 사측은 비정규직 채용으로 대체 인력을 투입하는 등 장기화된 파업에 압박을 가하고 있어 그들의 투쟁이 2010년의 경우와 같이 또 다시 실패로 돌아갈까 우려된다. 이 같은 쟁투의 상황에서 떠오른 이른바 ‘해적 방송’은 언론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특히 언론노조와 해직기자들이 제작하는 <뉴스타파>, MBC노조의 <제대로 뉴스데스크> 등은 투쟁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기에 의미가 깊다. 작은 지면이나마 언론의 이름을 달고 있는 우리로서는 언론사 파업의 성과와 독립 방송들이 제시할 언론의 모습에 기대를 걸게 된다. 이 투쟁이 승리의 기록으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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