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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없어진 장학금 제도 중 성적장학금 제도가 있었다. 성적장학금은 각 학과에서 상위 20%의 학생들에게 지급되던 장학금으로, 매 학기 5%씩 대상자를 줄이다가 현재는 그 제도 자체가 사라졌다. 한편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성적우수장학금 제도가 마련됐다. 시행 초기에는 본교 학부 출신자를 대상으로 했었으나, 이번 학기부터는 본교 출신 뿐 아니라 타학교 출신 성적우수자까지 대상을 넓혔다. 그런데 한 가지 단서가 붙는다. ‘전년도 국내대학평가(중앙일보 평가기준)에서 본교보다 상위 대학 학부 출신 성적우수자’만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표현이 성적 우수자일 뿐이지, 요구하는 학부 성적이 B에서 B+ 수준인지라 사실상 학교 이름을 보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원생들이 얼마나 될지 잘 모르겠다. 필자 또한 며칠 전에 있었던 세미나에서 우연히 듣게 된 내용이다. 사라진 장학금의 재원이 새로 생긴 장학금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부터 대학원 입학생들이 중앙대보다 ‘못한’ 학교에서 온 학생들 비율이 많아 이런 장학금이 생겼다는 추측까지 온갖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대학원에 와서 본인이 하고자 하는 연구에 충실하고, 공부하고자 하는 바에 따라 강의 열심히 듣고 그에 맞는 결과물을 내면 그뿐인 것이지, 출신에 따라 장학금의 수여 여부를 갈라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교내 장학금 중에서 가정 형편을 비롯한 여타의 조건이 붙지 않고, 노동의 대가가 아닌, 오로지 공부로만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이 성적장학금뿐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변화가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원생들에게 더 우수한 연구 성과를 기대한다면, 그래서 본교 대학원이 진정한 ‘연구 중심의 대학원’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닦고자 한다면 있을 수 없는 변화다.

  “대학교 입학할 때 경기고 출신한테는 장학금 준다고 하면 이상하잖아. 안 그래?” 선배의 농담이 잊히지 않는다. 이상하지만 그 이상한 일들이 현실이 되는 곳이 있으니, 그 곳이 여기 중앙대이지 않던가. 그래요, ‘서연고 서성한중(한 때 중앙人을 뜨겁게 달궜던, 행정당국이 매우 기뻐했던 그 대학 서열)’ 출신은 중앙대에서 장학금 받을 수 있어요. 매년 중앙일보 평가 순위가 바뀔 수 있으니, 꼭 작년도 평가 순위 확인하고 지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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