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근대성과 육체의 정치학>, 다비드 르 브르통, 홍성민 옮김, 동문선, 2003

 
 
 이 책은 인간의 몸을 중심으로 근대 사회의 발전 경로를 인간학과 사회학의 관점에서 추적한다. 철학과 사회학, 의학 등 저자는 한 사람이 아우르기 힘든 영역을 포괄하면서 육체에 대한 서구적 관념이 어떻게 변화됐는지 살피고 있다.

  인간의 몸을 기계로서 인식하게 된 근대적 사유 체계 이후, 인간의 몸을 관리하는 수많은 의학 기술과 생활양식을 통제하는 문화적 기제가 고안됐다. 저자는 이러한 기술력과 통제력을 기반으로 몇 백년을 살아온 근대 문명이 과연 인류에게 얼마나 윤택한 행복을 보장해 주었는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유교적 가치관 속에서 통제되어 온 육체가 기독교적, 근대적 가치관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통제 하에 놓여지고, 금기의 양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여전히 잘 모른다. 저자는 몸과 관련된 우리 나름의 인류학, 민족지학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하게 일깨우고 있다.


2. <근대성과 페미니즘>, 리타 펠스키, 김영찬 옮김, 거름, 1998

 
 
  이 책의 부제는 ‘페미니즘으로 다시 읽는 근대’로, 페미니즘 이론의 렌즈를 통해 근대를 다시 읽고자 한다. 기존의 탈성화되고 남근중심적인 근대성 논의에 젠더라는 프리즘을 가져오지만, 페미니즘이 흔히 빠지기 쉬운 오류와 함정들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한다.

  저자는 페미니스트로서 단지 과거의 텍스트를 분석하고 재구성 하지만은 않는다. 기록자 혹은 분석자로서 머물기보다는 페미니즘 정치학을 염두에 두고 ‘과거의 목소리들’에 세심하게 귀를 기울이려 한다. 이는 독자들에게 이분법, 동일화, 일반화, 포괄과 포섭, 고착화, 환원론 등이 새로운 연구를 위해서라도 경계해야 할 목록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연구자들에게 세심하고 신중하게 현상의 다차원적인 접근과 모호하고 복잡한 관계를 들여다 보는 자세를 요구한다.


박정민 편집위원  narannyoz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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