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1.4.7 수 01:33
기획과학
빌렌킨의 양자우주론김상표 / 군산대 물리학과 교수
황인찬 기자  |  mirion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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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호]
승인 2011.10.05  1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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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우주론은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론 중의 하나이다. 하틀과 호킹의 ‘파동함수’와 빌렌킨과 린데의 ‘턴널링 파동함수’가 대표적인 양자우주론이다. 우주의 기원을 과학적으로 직접 검증할 수는 없다. 우주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모든 물질을 동시에 포함하는 일체성을 갖기 때문에 이를 반복적인 실험으로부터 검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검증된 물리학의 법칙에 근거하고 모든 관측된 사실을 모순 없이 설명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그 우주론을 과학적이라고 간주한다.

우주론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는 천체 관측 기술이 크게 발달하고 일반상대성이론이 발견된 20세기 초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허블은 변광성을 이용해 은하 거리를 정확히 측정했고 우주가 팽창한다는 법칙을 발견했다. 이는 우주론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다. 아인슈타인은 물질분포와 시공간의 구조를 설명하는 일반상대성이론을 1916년에 발표했다. 물질분포가 시공간 연속체의 곡률을 결정하고 반대로 물질은 굽어진 시공간에서 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즉, 시공간의 곡률이 중력을 설명한다. 일반상대성이론은 빛의 휘어짐, 수성의 비정상 근일점 이동과 중력파 방출로 인한 쌍성 펄서(펄서란 1초에 1회 이상 회전하면서 규칙적으로 강한 빛과 약한 빛을 내는 중성자별, 쌍성 펄서는 이러한 펄서와 펄서, 혹은 별과 펄서로 이루어진 쌍성계)의 주기 변동 등을 통해 엄밀히 검증됐다.

러시아 수학자인 프리드만은 1922년에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이론을 우주 전 시공간에 적용하여 팽창하는 해를 얻었다. 허블법칙과 프리드만 방정식은 현대 우주론의 표준모델의 근간을 이룬다. 팽창하는 우주는 과거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최근 정밀한 관측(WMAP)을 통해 우주의 나이는 137억 년, 관측 가능한 공간의 범위도 137억 광년이라는 추정치를 얻어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주는 계속 작아지고, 137억 년 전에는 크기가 0인 빅뱅 상태였다고 추정할 수 있다. 어떻게 우주가 수학적인 점에서 거대한 우주로 진화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펜로즈와 호킹의 특이점 정리에 따르면, 일반상대성이론을 따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주는 크기가 0이고 곡률과 물질밀도가 무한대인 특이점에 반드시 도달하게 된다. 따라서 태초우주에서는 일반상대성이론이 성립되는 조건에 위반된다. 즉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라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려면 일반상대성이론이 바로 적용되지 않는 한계에 도달하는 것이다. 태초우주는 크기가 0이고 물질밀도와 곡률이 무한하기 때문에 양자요동이 중요해지고 따라서 양자이론을 적용해야 한다. 양자이론의 불확실성원리에 따라 양자적인 요동을 하는 물질을 공간상 한 점에 고정하기 위해서는 무한한 운동량과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 슈뢰딩거는 1939년에 양자역학을 팽창하는 우주에 적용했다. 휠러와 드윗은 시공간 계량텐서(수학 및 물리학에서 추상적인 공간에서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를 양자화하는 방정식을 도입했다. 휠러-드윗 방정식을 적용하여 태초우주의 특이점을 해결하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성공한 모델은 없었다.

태초우주의 특이점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호킹이 1982년 새로운 개념과 방법으로 우주의 파동함수를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휠러-드윗 방정식에서 특이점은 점근적으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피할 수 없다. 그러나 호킹은 유클리드 시공간에 로렌쯔 시공간을 접목시켜 우주가 양자적으로 생성될 수 있음을 제안했고 이는 하틀-호킹 파동함수로 발전됐다. 하틀-호킹 파동함수는 완전 연속인 유클리드 4차원 공간을 적분하여 얻어진다. 이 파동함수는 우주가 완전 연속인 유클리드 4차원 공간에서 양자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특이점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태초우주 밖의 공간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완전 연속인 유클리드 공간은 경계가 없기 때문에 태초우주는 바깥에 공간을 갖고 있지 않다.

한편 빌렌킨은 1982년에 우주가 양자적으로 무에서 창조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안했다. 즉 시공간이 0인 태초우주에서 우주가 진화했다는 이론이다. 휠러-드윗 방정식에서 중력을 기술하는 시공간 부분은 음의 부호를 갖지만 물질을 기술하는 부분은 양의 부호를 갖는다. 간단히 설명하여 중력은 인력이기 때문에 음의 에너지를 갖고 물질은 양의 에너지를 갖는다. 휠러-드윗 방정식은 중력에너지와 물질에너지의 합을 0으로 제한한다. 예를 들어 닫힌 우주가 우주상수 만을 갖고 있는 경우 시공간 곡률은 ‘퍼텐셜 장벽’을 제공하지만 우주상수는 물질에너지 밀도로서 반대 부호를 갖기 때문에 ‘퍼텐셜 우물’을 제공한다. 따라서 우주는 크기가 0인 상태에서 출발하여 퍼텐셜 장벽을 양자적으로 투과하여 물질 지배적인 퍼텐셜 우물로 나올 수 있다. 크기가 0인 상태는 시공간이 0일 뿐만 아니라 물질도 없는 상태이다. 즉 우주가 양자턴널링을 통해 무의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틀-호킹의 파동함수와 빌렌킨의 터널링 파동함수는 빅뱅의 특이점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유클리드 시공간 또는 무의 상태에서 우주가 양자적으로 생성된다는 우주의 기원을 설명한다. 양자우주론에서 물질과 중력 에너지의 합은 항상 0이기 때문에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양만큼 중력 또한 작용한다. 모든 물리학의 이론은 시간에 대한 진화를 기술하는 법칙과 특정한 해를 선택하는 경계조건 또는 초기조건으로 구성된다. 이들 양자우주론은 태초우주를 유클리드 시공간과 무의 상태로 규정하여 경계조건을 포함하는 일관성을 갖춘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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