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는홈리스

“말 한마디가 제일 고맙죠.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한마디에 눈물이 날 때도 있습니다.”

임흥식 빅이슈 판매원(이하 빅판)은 지난 3월부터 중앙대학교 정문을 지키고 있다. 25년간 전기 기술자로 근무해온 그는 우연한 기회에 <빅이슈코리아>를 만나게 됐다. 그는 “시력이 떨어지게 되면서 일자리를 잃었고, 노동일을 하던 중 허리를 다치게 됐다”면서 “4개월 간 쪽방에 누워 있다가 찾아간 영등포 ‘요셉병원’에서 <빅이슈코리아>를 만나게 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빅판 활동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학교 측의 요청으로 인해 두 번이나 쫓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도움이 컸다. 그는 “서울시 공문을 학교 측에 전달해 항의해준 학생이 있는가 하면, 몰래 커피를 놓고 가는 학생들도 있다”면서 “무엇보다 제일 고마운 것은 말 한 마디”라고 말했다. 잡지를 사러 온 학생이 친구에게 ‘이 책은 아저씨를 도와주면서 우리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잡지’라고 설명해준 적도 있다. 그는 “내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배려한 그 말을 잊을 수가 없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임흥식 빅판에게는 세 가지의 미래 계획이 있다. 첫 번째로는 올 여름에 열리는 <홈리스월드컵>에 참가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3일 열린 1차 선수 선발대회에 합격했다. “젊었을 때는 유도선수였다. 30년 만에 뛰지만 반드시 최종 선발돼 월드컵에 출전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두 번째 계획은 안정된 보금자리를 얻는 것이다. <빅이슈코리아>에서는 6개월 이상 근무하고 100만 원 이상 저축한 판매원에게 임대주택 입주 우선권을 준다. 그는 “돈을 꾸준히 모으게 된다면 창업도 해보고 싶다”며 “현재 <빅이슈코리아>에서 창업지원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겉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며 “앞으로 반드시 자활에 성공해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빅이슈코리아>를 접할 기회가 적은 대학원생들을 위하여 향후 오전 시간을 이용해 후문에서도 잡지를 판매 할 계획이다.

신의연 편집위원 | destinyuy@naver.com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