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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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만 편집위원  |  mozg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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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호]
승인 2011.05.10  21: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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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은희 /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스무 살 때의 일기를 폈다. 보기 드물게 흥분해 있었던 하루의 글이었다. 이유가 뭔가 하고 들여다보니 생각지 못한 돈이 통장 입금액으로 찍혀 있었던 것 같다. 단 돈 만 원. 내 인생을 바꾸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돈이었지만 “하늘을 날아갈 것만 같다”라고 적혀 있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한국 사회의 대학생 대부분이 그러하듯 나 또한 학업을 이어나가기 위한 생존 경쟁에 뛰어들어야만 했다. 경쟁은 치열했고 세상은 잔인했다. 그런 사회를 견뎌내면서 난 ‘꿈’이라는 놈이 돈을 먹고 자란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아주 잠시 동안 ‘공부를 한다는 것’, ‘꿈을 꾼다는 것’이 주제 넘는 사치는 아닌지 고민했다. 그랬기에 더욱 어려운 결정이었다. 대학원에 진학하겠다는 딸의 말에 50대 중반의 부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딸이 학업과 일을 병행하면서 얼마나 허덕였는지 너무도 잘 아는 탓이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현실이라는 벽 앞에 넘어지지 않을 자신은 없었지만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날 자신은 있었다. 대학 생활 내내 갈구해왔던 그것, 나에게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그것이 적어도 돈은 아니라는 사실을 늦게나마 깨달았기 때문이다.

  대학원에 들어온 지 두 달째,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모든 이들이 나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우린 주어진 시간 안에서 동등하게 경쟁하고 있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관건이다. 방 값이며 생활비며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있긴 하지만 그저 남보다 서너 시간 일찍 일어나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의 나는 돈과 시간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다.

  봄빛이 화사한 오늘 같은 날에도 내가 있는 이 곳, 대학원 건물은 사뭇 진지하다. 그리고 대학원 건물 바로 옆, 아트센터에서 쏟아져 나오는 학부생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대학원생에게 저런 시간은 사치야”라는 누군가의 우스갯소리에 친구들과 웃고 즐기던 때가 떠올랐다. 공부를 하기 위해선, 꿈을 이루기 위해선 왜 돈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까. 내게 부족했던 건 돈이 아닌 다른 무엇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괜한 투정이었는지도. 아니, 정말로 어쩌면 이런 쓸데없는 잡념들이 가장 큰 사치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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